11일 한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계 외국인들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과 전면봉쇄에 항의해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었다.
시민단체 노동자연대 주최로 이날 오후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을 중지하라'는 피켓을 들고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Free Palestine)는 구호를 외쳤다.
팔레스타인인 아메르씨는 "이스라엘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다"며 "물·가스·전기를 끊는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 중 가자지구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육성을 들려줬지만 통신 상태가 좋지 않아 여러 차례 연결이 끊겼다. 이후 공습으로 통화가 단절됐다고 아메르 씨는 전했다.
집회에 참가한 팔레스타인인 살레흐씨는 "가자지구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잘 안돼서 걱정된다. 통신이 됐다가 안됐다가 해서 무척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집트인 압둘라씨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똑같은 일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서방 언론들은 어디에 있나"라며 "(이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는) 가자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인 50명과 외국인 150명 등 약 2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주최측은 추산했다. 경찰 추산 인원은 약 100명(한국인 50명, 외국인 50명)이다.
이들은 파이낸스센터에서 광화문 사거리를 거쳐 종로구 서린동 주한 이스라엘대사관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이스라엘대사관에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은 정당하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제출하려 했으나 국내 주재 외국 외교기관 100m 이내에서 집회를 할 수 없는 규정에 따라 접근이 금지됐다.
경찰은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100m 떨어진 거리에 펜스를 치고 이들의 접근을 막았다. 배치된 기동대는 4개 중대로 경력은 250명이 투입됐다.
시위대는 약 30분간 구호를 외치다 항의서한을 전달하지 못하자 서한을 낭독하고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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