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와 나'를 연출한 조현철 감독이 개인적인 사고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작품을 만들게 된 일화를 비롯해, 작품 속에 담긴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너와 나'를 연출한 조현철 감독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너와 나'는 사랑에 서투른 사춘기를 겪고 있는 두 여고생 세미(박혜수)와 하은(김시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너와 나'의 시작은 세월호 참사였다. 조현철 감독은 "개인적인 일이었는데 사고를 겪게 됐다. 그때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 자연스럽게 죽음을 앞둔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를 사람들이 보게 됐을 때 윤리적인 책임감에 대해 경계하며 작업했다. 조심스럽게 접근하고자 했다"고 회상했다.
'너와 나'는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영상미가 빛나는 작품이다. 이에 대해 조현철 감독은 "꿈처럼 보이길 바랐다. 2017년쯤 생존자 학생의 발언을 들었는데 그 친구가 '친구가 꿈에서라도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 이것이 누군가의 꿈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현철 감독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디테일에 힘을 쏟았다. 그는 "영화에서 소품이 많이 등장하는데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사과가 두 번 정도 나오는데 사과가 갈변이 쉽게 되는 과일이라 일부러 갈변되지 않은 사과를 주문해서 촬영했다. 사과를 먹은 사람이 없어져도 사과가 갈변되지 않는 장면에서 방금까지 그 사람이 여기에 있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에서 또 다른 소품인 거울에 대해 "단원고 근처 공원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미의 모습이 맺혔던 거울인데 아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있었던 물품이었을 것이다. 세월호에 탑승했던 단원고 아이들의 모습 또한 맺혀있을 것 같았다"며 거울을 작품 속에 등장시킨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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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작품 속에서 박혜수가 열창한 '체념' 또한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다. 조현철 감독은 '체념'에 대해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 학생의 18번인 곡이었다"며 "죽음이 와닿은 사람이 '체념'을 불렀다는 사실이 감정적으로 크게 다가왔다. 촬영하던 사람들도 많이 울었다. 카메라도 흔들렸던 것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너와 나'는 궁극적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대해 다룬 이야기다. 조현철 감독은 "우리는 언젠가 이별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사랑한다. 영화 전반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작품을 만들며 느낀 솔직한 감정을 전했다.
더불어 그는 관객들에게 "'너와 나'는 고통과 상실을 겪고 있는 사람을 찾아와 안아주고 다 괜찮다고 말하는 작품이다. 그런 말들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감동과 위로가 담긴 '너와 나'는 오는 25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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