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53년 경남 사천 공군기술학교 정비교육대에서 길이 6m짜리 항공기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미국 L-16 연락기 부품을 전용했지만 국내 인력이 만든 첫 항공기 부활호다. 오늘날 승용차 최대 속도와 비슷한 시속 250km가 최대 속력인 작은 비행기다.
17일 경기도 성남에서 열린 '서울 ADEX 2023'에는 사천에서 올라온 한국항공우주(047810)(KAI)의 최신예 전투기 KF-21이 등장했다. 부활호가 첫 비행에 성공한 지 70년이 지나고 이제 항공기 제작을 흉내내던 나라에서 가성비를 갖춘 최신예 전투기 제작국으로 발돋움 했다.
이날 대중에 공개된 KF-21은 전장 16.9m, 전폭 11m, 전고 4.7m 대형 전투기다. 최대속력은 시속 2253km로 우리나라 첫 항공기 부활호보다 10배 가까이 빠르다. 우리나라 공군과 인도네시아 공군 등이 도입할 예정인 이 전투기는 사실상 5세대 전투기로 평가 받는다. 전시 활주로에서 위풍당당하게 서 있던 KF-21은 국내 제작 항공기 중 국산화율이 가장 높다. KF-21 첫 제작품의 국산화 비율은 70%에 육박하고 앞으로 부품 국산화를 통해 국산화율을 80% 이상 높인다는 계획이다.
KF-21이 있는 '고정익 존(Zone)'에는 폴란드, 말레이시아 수출로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FA-50도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국내 최초 초음속 전투기로 가성비가 뛰어난 경공격기로 평가를 받는다. 이 덕분에 지난해부터 전 세계 군 당국에 관심을 받으며 대규모 수출도 시작하고 있다.
'회전익 존'에는 국산 헬리콥터들이 등장했다. 기어박스 국산화를 통해 작전 능력이 향상된 수리온(KUH)과 성능개량을 통해 경찰, 해경, 소방, 산림 등 다양한 용도로 운용하고 있는 수리온 파생형들이 전시됐다.
KAI는 또 이번 전시회에 우주존을 마련하고 첨단 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KAI가 민간기업 최초로 총괄 주관 개발하는 차세대중형위성 2호는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반도 전역과 주변 해역을 감시하는 영상레이더 위성인 초소형 SAR 위성과 미래 6G 통신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선행연구를 하고 있는 저궤도 통신위성도 등장해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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