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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설명회 1분컷"…대입개편·의대 증원에 자사고 관심 ‘쑥’

광역·전국 할 것 없이 설명회 조기 마감 행렬

자사고 폐지정책 백지화 확정되자 신청 증가

'자사고 유리' 새 대입개편안에 중1·2도 관심

"의대 정원 확대 시 자사고 인기 더 오를 것"

서울 자율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지난 2019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자사고 평가 취지에 맞는 교육청의 공정한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이후 역대 최다 인원이 입학 설명회를 신청했습니다. 신청 속도도 예년 대비 눈에 띄게 빨라졌고 중3이 아니라 중1·2학년 학부모들의 문의도 많습니다."

전국 자사고들이 올해 12월부터 시작되는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입학 설명회를 여는 가운데 학부모들의 신청 열기가 예년 대비 더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지난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이 백지화된 데 더해 최근 발표된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과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상승했던 자사고 경쟁률이 올해 또다시 오를지 주목된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각 지역의 광역 단위(해당 권역 내 선발) 자사고와 전국 단위(전국 선발) 자사고들은 지난달부터 다음 달 사이 평균 3~4회가량의 ‘신입생 입학설명회’를 실시한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광역 단위 자사고 경희고는 다음 달 26일까지 총 4차례 입학 설명회를 진행하는데 신청을 받기 시작한 당일 모든 회차가 대부분 마감됐다. 과거에는 당장 가까운 1회차 설명회가 먼저 마감되고 이후 설명회는 날짜가 다가오면 서서히 신청이 늘어나는 식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하루 만에 전 회차가 거의 마감될 정도로 신청 열기가 뜨거웠던 것이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자교연) 회장인 이정규 경희고 교장은 “지난해보다 20~30%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예년 대비 훨씬 빠른 속도로 마감이 됐다”며 “평일 중에 추가 설명회를 열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자사고들도 대부분 비슷한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21일을 시작으로 다음 달 25일까지 3차례 입학 설명회를 여는 서울 도봉구 선덕고 역시 마찬가지다. 설명회 모집 인원은 400여 명이지만 각 회차마다 900명이 넘는 인원이 신청했다. 배경철 선덕고 교장은 “회차당 900명은 역대 최다 수준”이라며 “지난해보다 회차당 100명 가까이 신청 인원이 늘었다”고 말했다. 전국 단위 자사고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학교 중 한 곳인 하나고는 회당 1200명 정원의 설명회 총 4회차가 1분 만에 마감됐다.

이처럼 자사고에 대한 학부모 관심이 뜨거워진 것은 문재인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이 이번 정부에서 백지화된 영향이 가장 크지만 최근 발표된 2028 대입 개편안과 의대 정원 확대 추진 등의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번 입학 설명회는 내년도 고입을 준비하는 중3을 대상으로 열리지만 2028 대입 개편안을 적용받는 중1·2학년 학부모들의 신청이 늘었다는 게 자사고 측 설명이다. 이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따라 중2 학생들이 적용받는 고교 내신 평가 체제가 상대평가 5등급으로 완화돼 자사고 학생들의 내신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달 15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2 이하 학부모의 83%가 2028 대입 개편안이 교육부 시안대로 확정될 경우 “특목·자사고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입시 업계는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의대 정원 확대’가 자사고와 특수목적고의 인기를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신 변별력이 떨어진 데다 의대 정원까지 확대될 경우 상위권 수험생 상당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와 의약학 계열 진학에 강한 자사고 등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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