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 때 운전하면 차선이 잘 안 보인다”는 민원이 4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선이 잘 안 보이는 것은 도색공사에서 저가의 재료를 쓰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은 2019년 55건에서 2020년 65건, 2021년에는 80건이었고 지난해에는 126건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된 민원이 지난 4년간 2.3배 증가한 셈이다. 올해 1~8월까지 발생한 민원은 91건에 달한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기준으로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35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경남 각 125건, 충북·충남 각 109건, 강원 27건 전북·전남 각 21건 순이었다.
도로교통공단이 지난 7월 발표한 최근 5년(2018∼2022년)간 6∼8월 여름철 빗길 교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 침범 사고는 전체 빗길 사고의 5.25%에 달했다.
연중 교통사고에서 중앙선 침범이 차지하는 비중(4.11%)보다 높은 것으로, 빗길에 차선 시인성이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비 올 때 차선이 잘 안 보이는 이유는 시력이 아닌 비리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차선을 도색할 때 도료와 함께 유리알을 뿌려야 하는데 일부 업체들이 저가 유리알과 정상 제품을 혼합해 시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도로공사가 발주한 차선 도색 공사에서 저가 원료를 사용해 123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업체와 관계자들이 8월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정상 제품이 아닌 저가 유리알을 사용하면 차선 밝기가 기준 이하로 떨어져서 비가 올 때 차선 식별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서 의원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돈벌이하는 것 이것 뿌리 뽑아야 안 되겠냐”며 “저가 유리알을 섞어서 불량 차선 도색을 한 업체는 확실한 페널티를 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