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아이유·다비치 등 인기 가수들의 콘서트 암표가 성행해 기획사 측이 강경 입장을 천명하며 팬들이 입을 피해를 걱정했지만 정작 이를 바로잡을 행정당국의 미온적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대중음악 공연 분야에 대한 암표신고센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체부 유관기관 국정감사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공연계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의 암표신고센터 운영에 대한 해결책을 주문했다.
류 의원은 "임영웅 콘서트 암표가 기본 2배에서 비싼 좌석은 30배까지, 표 한장에 500만원이 넘기도 한다"며 "암표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데 제대로 조치가 취해진 건 0건"이라고 질타했다.
콘진원이 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암표 신고는 2020년 359건, 2021년 785건, 2022년 4천224건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류 의원은 “대중음악공연 분야는 콘진원이, 프로스포츠 분야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신고센터를 운영 중인데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암표 DB를 구축하여 체계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를 각 스포츠 구단과 티켓 예매 업체에 공유해서 자체적으로 블랙을 하는 등 암표를 효과적으로 막고 있다”며 “2019년 관련 법령 부족을 이유로 신고만 받은 콘진원이 사실상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는 척만 한 것”이라고 다그쳤다.
이어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전문성을 위해 모니터링 용역을 공개입찰 해서 운영하고 있다"며 "콘진원의 암표신고담당 인원은 1명, 그마저도 대중문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 관리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콘진원도 신고센터를 위탁해서 운영하고, 암표 DB를 티켓 예매 업체 등과 공유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라"고 제안했다.
류 의원은 "내년에 암표 관련 조치를 위해 2억가량의 예산이 배정됐다"라며 "이 예산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암표신고센터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찾아달라"고 요구했다.
조현래 콘진원장은 이에 대해 "올해 공연법 개정으로 내년 3월부터 암표 거래에 대해 행정조치 내지 행사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이 마련됐다"며 "특히 정부안에 법률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예산안이 반영돼 있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포츠업계를 벤처 마킹해 저희도 법 (개정) 전에라도 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임영웅의 소속사 물고기뮤직은 측은 암표 거래에 칼을 빼들었다. 소속사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수백만 원 이상의 판매 공고를 내는 암표상들이 등장해서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공연 문화와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라며 "불법 거래로 간주되는 예매 건에 대해 사전 안내 없이 바로 취소시키며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30)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 역시 강력한 조치에 나섰다. 소속사는 “2023 아이유 팬콘서트 'I+UN1VER5E' 부정 티켓 예매로 확인되는 총 12건의 예매에 대해 안내해 드린 당사의 방침대로 아래와 같이 조치를 취했다”며 “부정 티켓 거래 및 거래 시도자를 아이유 공식 팬클럽 유애나에서 제명 조치했고 예매 사이트인 멜론 티켓 ID 이용도 1년 간 제한된다”고 밝혔다.
그룹 다비치(강민경 33·이해리 38)는 암표 단속에 직접 힘을 보탰다.
지난 16일 강민경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콘서트 불법 거래 티켓 제보 관련 안내 공지 사진을 게재했다. 공지에는 “본 공연은 불법 예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 예매 및 거래 건에 대해 수시로 강제 취소 처리를 지속하고 있다”라며 “불법 거래로 간주되는 예매 건은 사전 안내 없이 취소되며 티켓 불법 거래로 인한 피해에 대해 주최·주관사 및 예매처에서는 여하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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