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미·중 간 ‘전략적 경쟁’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지정학적 위험이라며 양국 간 관계의 해빙 시도도 언제 깨질지 모를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 시간) 블랙록이 이날 10월 상황을 업데이트해 발표한 ‘지정학적 위험 계기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사분면 형태로 표시된 ‘위험 지도’ 그림을 보면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은 위험도가 ‘높음’으로 표시돼 있다. 시장 주목도와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미중 갈등의 위험도 점수가 1.50으로 주요 지정학적 이슈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블랙록은 분석했다. 걸프만 일대 중동지역 긴장 상황이 –0.65,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충돌이 0.37, 북한 문제가 –0.5인 데 비하면 훨씬 높은 수준이다. 블랙록은 또한 반도체 등 첨단 기술부문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흐름도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서도 면에서 0.72의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매겼다.
캐서린 크레스 블랙록 글로벌전략연구 책임자는 “미국·중국이 장기적으로 경쟁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 관계를 안정시키려 노력하지만, 그 토대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만과 양안관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두고 필리핀·베트남과 충돌하는 상황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기술·보안 분야에서 구조적으로 경쟁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속적 긴장관계는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위험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내년 1월 대만 총선을 앞두고 양안 관계를 화두로 지적했다. 블랙록은 “미국이 대만에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늘리는 상황에서 중국은 단기적으로 군사적 행동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지정학적 상황이 과거엔 시장과 경제에 단기적 영향만 미쳤지만 현재는 구조적 리스크로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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