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현대자동차의 2차 협력 업체 직원은 불법 파견 근로자가 아니므로 직접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냈다.
26일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은 A씨 등 현대차 협력업체 근로자 3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양측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1차 협력업체 근로자의 불법파견만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현대차로부터 상당한 지휘와 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 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근로자 파견 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내 협력업체(1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근로 관계는 사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현대차의 울산 공장에 파견돼 현대차의 지휘와 명령을 받으며 자동차 생산 업무에 종사한 근로자 파견에 해당된다고 본다”고 했다.
A·B씨는 현대차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1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로,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보조배터리 장착과 도어 장착 업무 등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현대차 납품사와 도급계약을 맺은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로, 같은 공장에서 부품 나열과 운반 등 생산 관리 업무를 맡았다.
1심은 1·2차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불법 파견을 대체로 인정하고 현대차에게 근로자 A·B·C에 각 각 4100만원·1500만원·3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특히 C는 2차 협력업체 근로자였음에도 사내에서 업무를 수행한 2018년 5월 이후로는 “현대차가 사실상 구속력 있는 직접적인 업무상 지시를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2차 협력업체 근로자는 불법 파견이 아니라고 봤다. 현대차로부터 직접 지휘나 명령을 받은 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이번 선고에서 2차 업체 비정규 노동자들을 배제해서 현대차 재벌에게 면죄부를 준 윤석열 정권의 사법농단을 규탄한다”며 “현대차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7월 이와 유사한 재판에서 현대차 출고 전 검수를 담당한 2차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해서도 불법 파견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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