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졌고 한국 증권시장의 선진국 지수 편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일부 여당 의원들이 공매도에 반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요구에 부응해 정부에 공매도를 일시 중단할 것을 촉구해왔다”며 “이번 공매도 금지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리서치 기업 스마트카르마의 브라이언 프레이타스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금지는 한국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선진국 지수로 이동할 가능성을 더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에 기반한 달마캐피털의 게리 두간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공매도 금지는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로 발돋움하는 데 확실히 방해가 될 것”이라며 “즉각적인 공매도 금지는 초기에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겠지만 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공매도 규모가 작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도 “시장 참여자 등이 공매도 규제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는 데 제거해야 할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그동안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해왔지만 MSCI는 6월 한국 증시를 ‘신흥시장(Emerging Market)’으로 평가하면서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개선 조치가 완전히 이행되면 등급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주가에 거품을 형성하고 장기적으로 외국인투자가의 한국 주식시장 참여를 제약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프레이타스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금지가 과도한 밸류에이션(가치 산정)에 제동장치 역할을 하지 못해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일부 주식 종목에 거품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1조 7000억 달러(약 2210조 원) 규모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 자금의 참여를 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투명성을 떨어뜨려 투자 매력도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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