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미국의 재정적자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머스 교수는 6일 한국은행·세계은행(WB) 서울포럼을 계기로 진행된 이창용 한은 총재와의 화상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머스 교수는 “연준이 11월 금리를 동결한 것에 놀라지는 않았다”며 “현재 환경에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연준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연준은 12월에도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남아 있고 경제도 꽤 견조하다”며 “앞으로 한 번의 추가 인상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머스 교수는 미국의 현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미국의 재정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은 미국의 재정적자와 연결된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시장의 과장된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서머스 교수는 특히 잇따른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중앙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40년간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을 돌아볼 때 중동 사태 확대 가능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중국 갈등 관계 등이 첨예한 지금이 가장 위험하다”며 “중앙은행은 매우 극단적인 결과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다각화와 함께 통화·재정정책 측면에서 여유를 남겨두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머스 교수는 이 총재가 하버드대 석·박사 과정 시절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그는 2013년 방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 총재를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