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팀 LG트윈스의 주장 야구선수 오지환이 복잡한 셈법에 빠졌다.
이번 시즌 MVP로 선정되면서 26년간 봉인됐던 롤렉스 시계의 주인으로 낙점됐는데, 이 시계를 어떤 소득으로 분류해 신고하느냐에 따라 납부할 세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세금을 안 내는 법부터 세금 폭탄이 될 경우까지 세무업계에서도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구본무 선대 회장은 1998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기약하며 MVP에게 증정할 최고급 롤렉스 시계를 당시 8000만원을 주고 구입했고 현재 시세는 1억6000만으로 예상된다.
오지환이 이 시계를 받게 될 경우 증여, 사업소득, 기타소득 중 어느 항목으로 신고하느냐에 따라 세금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게 세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우선 시가 기준으로 책정되는 증여세를 내야할 경우 증여가액이 1억원 이하라면 금액의 10%를,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일 경우엔 20%를 납부해야 한다. 이 롤렉스의 시세를 1억50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해당 금액의 20%인 30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여기에 누진 공제 1000만원을 차감하면 2000만원 안팎의 증여세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증여’로 보아도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다. 오지환이 해당 시계를 기증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증여 계약이 해제된 것으로,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시계를 이미 건네 받았더라도 신고 기한 내 반환하면 이 역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기념품‧축하금’은 비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국세청 관계자는 “1억원 안팎의 롤렉스를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범위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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