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다음주 우리나라 증시는 미국과 국내의 대형 정책 이슈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가 확산하면서 코스피지수가 2500선에 근접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공매도 금지 연장 가능성 시사로 2차전지주의 주가 변동성은 여전히 클 수 있다고 점쳤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 지수는 10일 2409.66보다 60.19포인트(2.50%) 오른 2469.85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789.31에서 9.75포인트(1.24%) 상승한 799.06에 마쳤다. 13~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590억 원, 1조 4077억 원어치를 순매수하고 개인만 2조 2825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2238억 원, 460억 원어치씩을 사고 기관이 282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번주는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매수)’ 효과가 사라진 탓에 주가지수가 사실상 제자리를 찾은 상황에서 글로벌 고금리 완화 기대 호재가 다시 한 번 국내 증시를 밀어올렸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해 시장전망치를 밑돌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기대가 글로벌 증시 전반에 번졌다. 시장 참여자들은 12월 금리 동결을 넘어 내년 5월 금리 인하까지 예상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14일 “불법 공매도에 대한 근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할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2차전지주 가격을 요동치게 했다. 인도가 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 중국 전기차 판매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식에 테슬라 주가가 뛴 점도 2차전지 업종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음주인 20~24일 증시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움직임과 함께 연준 위원들의 연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이 지난 2주 간의 큰 변동에 따른 피로감에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봤다. 중대한 미국 경제 지표 발표 일정이 없는 상황에서 장기 국채 금리도 단기적으로 더 크게 하락하기는 힘든 만큼 이번주 만큼 주식시장을 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월 FOMC 회의록의 경우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미 통화 정책에 대한 입장을 시사했기에 위원들 간 이견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다음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현 주가 수준과 큰 차이가 없는 2430~256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물가 안정,미국 의회 임시예산안 연장, 미국 연말 쇼핑시즌 기대 등을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금리 하락에 대응한 연준 위원들의 구두 개입 가능성, 중동 정세 불안 등을 지목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완만하게 우상향할 것으로 보이나 금리가 계속 빠른 속도로 하락할 수는 없기에 그 속도는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주 추천 업종으로는 완만하게 실적이 개선되는 반도체와 인터넷·정보기술(IT) 솔루션, 제약·바이오, 엔터·게임, 해외건설·기계, 화장품·의류 등이 거론됐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수출 상황에 따라서 업종별 주가 흐름도 다를 것”이라며 “반도체가 가시적인 수출 회복세를 보이면 주도주 지위를 견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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