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그룹을 앞세운 중국발(發)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한진(002320)이 항공 물류 처리 능력을 2배 늘리기로 했다. 늘어나는 중국 직구 물량을 미리 선점해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19일 물류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인천공항 글로벌물류센터(GDC) 통관장 처리 능력을 내년까지 두 배로 늘리는 내용의 투자안을 최근 확정했다. 현재 한진의 항공 특송 통관장은 월 110만 상자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를 내년까지 220만 상자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2020년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구에 GDC를 연 한진은 당초 월 70만 건 규모의 처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달 110만 건으로 확대했으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셈이다.
항공 특송을 담당하는 한진 GDC는 수도권과 접근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해외 직구 소비자들에게 빠른 배송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인천공항 GDC에서 정오 이전에 통관이 완료되면 서울 지역에 한해 당일 도착이 가능하다.
한진이 이처럼 항공 특송 물류 처리 능력을 대폭 키우는 것은 최근 중국 해외 직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인천공항 GDC의 지난해 기준 항공 해외 직구 물량은 월 40만 건으로 대부분 미국 중심이었는데 상반기 중국 e커머스 신규 물량이 50만 건 더 늘어나면서 처리 능력이 부족해지고 있었다.
향후 항공 특송 물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4분기 계약 기준으로 보면 한진의 항공 특송 예상 물동량은 289만 건으로 올 3분기 대비 1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와 2분기 항공 특송 물동량이 각각 80만 건, 73만 건이라는 점을 보면 비약적인 성장세다. 내년에도 항공 특송 물량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통관장 확장이 필수다.
해상 특송도 비슷한 상황이다. 4분기 한진의 계약 기준 예상 물동량은 80만 건으로 3분기 40만 건 대비 10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증가하는 물량의 많은 비중을 중국 해외 직구가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 1~3분기 해외 직구액은 4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같은 기간 106% 증가한 2조 2200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1조 4000억 원)은 1년 사이 9.7% 감소했지만 중국만 급증한 것이다.
중국발 해외 직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현지 영업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한진의 중국 물류 사업 거점인 상하이·칭다오 등 5개 중국 지역 법인의 현지 영업 강화를 통해 중국의 e커머스 사업 물량을 유치를 늘리고 있다.
한진의 핵심 고객사였던 쿠팡은 자체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출범하며 단숨에 택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쿠팡이 한진에 주던 오픈마켓 위탁 물량이 사라지면서 매출도 일부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진은 중국 직구 시장 확대에 대대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진 관계자는 “중국발 해외 직구 물량이 증가하는 등 초국경 택배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시장 변화에 한발 앞서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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