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급등으로 위기에 빠진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주연급 배우 출연료가 과도하다며 푸념을 늘어놨다.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의 경우 회당 출연료가 기본 1억원이라는 전언이다.
19일 한국경제와 헤럴드경제 등은 영화와 드라마의 ‘출연료 고공행진’ 현상을 보도했다.
최근 가수 김재중은 "한국과 일본은 제작비부터 다릅니다. 스태프 단가도 다릅니다. 드라마도, 영화도, 예능도 광고도 모두 높아요. 한국이 9배 정도 높습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발언은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며 화제가 됐다. 김씨는 한국과 일본의 출연료 차이를 묻는 진행자에게 이처럼 답했다.
실제로 유명 배우와 탤런트의 출연료 급등은 수치로 드러났다.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과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연기자 임금제도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주연급 배우들의 출연료는 ‘억대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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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자료에서 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은 인물은 SBS '법쩐'의 주인공 이선균으로 회당 2억원에 달했다. 이씨는 12부작에 출연해 24억원을 받은 것이다. 반면 단역 연기자는 회당 1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주연배우 남궁민은 회당 1억6000만원을 받고 단역 연기자의 최저 출연료는 회당 20만원에 그쳐 800배의 격차가 있었다. JTBC ‘설강화’는 주연이 1억1000만원, 단역이 15만원으로 733배였고 MBC ‘금수저’는 주연이 7000만원, 단역이 10만원으로 700배 격차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는 지난 몇 년간 유명 배우들이 "회당 출연료 5억원을 불렀다", "출연료에 지분을 더해 10억원 정도를 요구했다"며 해외에서 관심을 받는 젊은 남자 배우의 경우 "부르는 대로 출연료가 올라간다"고 했을 정도였다고 업계의 소식을 전했다.
티빙·웨이브 등 국내 OTT 업체가 넷플릭스 대비 콘텐츠 제작 원가가 70배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융발위) 위원인 성동규 중앙대 교수에 따르면 전세계 약 2억3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와 국내 가입자 300만명(추산)을 가진 웨이브가 5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가정하면 구독자 1인당 제작비는 각각 217원, 1만6667원이다. 이는 77배 수준에 달한다.
이에 따라 티빙·웨이브 등 국내 대표 OTT업체들은 “한해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수백원을 투자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며 곡소리를 내고 있다. 제작 편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의 경우 넷플릭스에 비해 훨씬 큰 제작 원가를 떠안고 있어 가입자 증가세에도 적자 폭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OTT업체들이 적자폭이 너무 커,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결국 제작 편수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헤럴드경제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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