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3국 외교장관이 26일 부산에 모여 약 4년간 중단된 3국 정상회의 재개 방안에 대한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후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3국 외교장관회의를 열었다.
3국 외교장관회의는 2019년 8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후 4년 3개월여 만이다. 다음 단계인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일정이 이날 회의를 통해 구체화할지 주목되지만 연내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회의를 기반으로 3국 협력의 최정점에 있는 한일중 3국 정상회의가 이른 시일 내 개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중 세 나라는 매우 큰 협력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높은 잠재력에도 그간 3국 간 협력이 국제 정세와 양자 관계에 따라서 여러 부침을 겪어온 것도 사실”이라면서 “무엇보다 3국 협력을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체계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보다 제도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2011년 한일중 3국 협력사무국(TCS) 설립 등으로 제도화의 전기를 마련한 초심을 되살릴 수 있기를 기대했다.
가미카와 외무상도 “앞으로 있을 3국 정상회의를 위해 세 나라 협력의 바람직한 모습과 지역 및 글로벌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3국이) 이웃 나라인 만큼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때도 있다”면서도 “3국의 협력 진전은 세 나라뿐 아니라 지역과 세계 평화 번영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위원은 “3국은 더 정직한 모습과 자세로 지역과 글로벌 발전을 위해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웃 나라로서 중국은 계속 이웃을 동반자로 삼는 방침을 견지하고 한일과 노력해 3국 협력이 다시 정상 발전 궤도로 복귀,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왕 위원은 한일 외교장관과 달리 3국 정상회의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한편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3국 외교장관회의 직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3국 정상회의가 연내 열리기는 빠듯할 것 같다. 시점을 언제로 보나’라는 질문에 “(연내 개최의)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지금 연내 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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