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 쿠팡 등 유통 업계가 물류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속도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더 많이 차지함으로써 이커머스 시장 지배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중국 직접 구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국내 ‘저가 제품’ 시장을 정면 겨냥하고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배송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준공한 대구 풀필먼트센터(FC)에 1000여 대 이상의 무인운반로봇(AGV)을 도입했다. AGV는 작업자에게 수백 개 제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접 전달해준다. 상품 진열·피킹 작업이 자동화된 셈이다. 업무 단계가 줄어들면서 시간이 단축됐음은 물론이다.
쿠팡은 또 소팅봇과 무인지게차도 각각 도입했다. 상품 분류 업무를 대체하는 로봇인 소팅봇은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해 몇 초 내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준다. 현재 쿠팡은 수백 대가 넘는 소팅봇을 운영하고 있다. 무인지게차는 대용량 제품을 스스로 옮긴다.
신세계의 SSG닷컴도 용인과 김포에 위치한 네오센터(NE.O) 3곳에 자동화 물류 설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핵심 기술은 피킹 방식의 자동화다. 컨베이어벨트로 배송 박스를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GTP 시스템을 통해 피킹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시간을 단축시켰다.
작업자가 상품을 담으면 누락 상품을 확인하는 ‘시퀀스 버퍼’ 시스템을 거쳐 배송지별로 분류된다. 상품은 배송 순서에 맞춰 차량 앞으로 이동한다. SSG닷컴은 이 외에도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 선별에 최적화된 디지털피킹시스템(DPS), 상품을 알아서 정리하는 ‘자동 재고 관리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알리의 국내 배송을 맡고 있는 CJ대한통운은 최근 로봇 물류 시대의 물꼬를 텄다. 국내 유일 글로벌 권역 풀필먼트센터인 인천 GDC에 최첨단 물류로봇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족의 먹을거리를 주문하기 위해 접속해 먹을거리 말고 다른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며 “신선식품 매출이 늘어나면 다른 매출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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