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당국에 의해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는 몬테네그로의 최고 법무 당국자가 비공개적으로 권 씨를 한국보다는 미국으로 보내 범죄 혐의를 다루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장관이 주디 라이징 라인케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대사와의 지난달 만남을 포함한 인사들과의 비공개 논의에서 권 씨를 미국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올 3월부터 몬테네그로에 수감된 권 씨에 대해 한국과 미국 모두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지난달 권 씨의 인도를 승인했지만 그를 한국 혹은 미국으로 보낼지는 밀로비치 장관에게 맡겼다.
범죄인인도 결정은 권 씨가 공문서 위조 혐의로 몬테네그로 현지에서 선고받은 징역 4개월의 형량을 다 채운 뒤에 내려지도록 했다.
그러나 밀로비치 장관은 비공개 논의 사항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성명을 통해 “대중에게 적시에 결정을 알릴 것”이라고만 밝혔다.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 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며 한국과 미국 검찰은 권 씨를 사기 및 증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회부하려 하고 있다.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권 씨는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권 씨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으며 올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권 씨는 지난달 몬테네그로 법원의 2심에서도 공문서 위조 혐의가 인정돼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개월이 선고됐다. 몬테네그로가 실제로 권 씨를 미국에 인도한다면 권 씨는 미국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현지 검찰은 가상자산에 증권성이 있다는 판단을 적용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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