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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금지법' 도입되나…프롭테크 위기감 고조 [집슐랭]

[중개사법 개정안 21일 심사]

공인중개사협회에 감독권한 부여

업계 "플랫폼 죽이기" 강력 반발

국토부도 "지금도 단속가능" 반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공인중개사 감독권한을 부여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의 국회 심의를 앞두고 프롭테크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직방 등 플랫폼을 활용해 ‘반값 중개수수료’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사들의 활동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도 이미 협회가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중개사를 단속·감독할 수 있는 데다 해당 개정안이 프롭테크 업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오는 21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대표 발의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일명 ‘직방금지법’으로도 불리는 해당 개정안은 임의단체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법정단체 격상 및 부동산거래질서 교란행위 단속권 부여, 협회 가입 의무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 의원은 “공인중개사협회가 회원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도·관리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사기나 부정한 방법 등 무질서한 중개행위로 인해 국민의 재산권 보호에 어려움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국내 공인중개사와 관련된 단체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현재 개업 공인중개사의 90% 이상인 11만 명이 가입했다.

협회 측도 “현재 지자체 인력만으로는 불법 중개사를 적발·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법정단체 격상을 통해 협회에 단속권이 부여되면 중개사의 전세사기 개입 등을 더 빨리 파악·신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프롭테크업계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플랫폼 소속 중개사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져 혁신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협회 가입이 의무화 되면 회칙 등을 통해 중개사와 플랫폼과의 제휴를 막거나 부동산거래질서 교란행위를 명목으로 고발 등 압박을 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 프롭테크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압박보다는 '중개상담 장소 제한' '중개수수료 일정 수준 이상 할인 시 협회 동의 필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문턱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사정권 안에 드는 곳은 대형 부동산 중개 플랫폼 중 유일하게 아파트 중개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한 직방이다. 직방은 현재 파트너십을 맺은 중개사와 매물을 공유하는 대신 중개수수료의 일부를 앱 서비스 이용료 명목으로 나눠 갖고 있다. 고정 사무실 없이 공유 오피스 등에서 근무하는 직방 중개사는 일반 중개사와 비슷한 수수료를 받는데 직방이 일정 기간 매도인에게 수수료를 절반만 받기로 하는 등 할인 정책을 펼치며 협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 관계자는 “플랫폼에 올라타 새 기회를 얻고 싶은 중개사들이 결국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제2의 타다, 로톡 사태처럼 시장의 혁신을 저해하는 개정안”이라고 말했다.

특히 프롭테크 업계는 더불어민주당이 1년2개월간 잠자고 있던 법안을 갑자기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고려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21대 총선 직전 택시업계의 표심을 얻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타다 금지법'이 강행 처리된 것처럼 50만 여명의 기득권 중개사 표심을 노린 보여주기식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여당이 혁신 저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데다 야당 내에서도 일부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실제 통과 가능성은 두고봐야 한다.

국토부도 법 개정안에 부정적이다. 지금도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지자체가 협회의 협조를 받아 불법 중개사들을 충분히 지도·단속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협회는 중개사들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사기 개입 등 불법 행위를 시의적절하게 단속·고발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지금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법정 단체 이후 할 수 있다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세사기에 일부 공인중개사도 가담하면서 국민의 신뢰도가 낮은데 이런 상황에서 협회에 권한을 부여하는 게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지 의문”이라며 “프롭테크 업체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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