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은 난도 높은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성적이 좋다. 이곳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지난해에는 준우승, 올해는 우승했다. 그 비결 중 하나가 기본에 충실한 스윙이다. 박현경은 어린 시절부터 프로 출신 아버지한테서 기본기를 익혔고, 국가대표를 거치며 스윙을 완성했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포기하는 대신 교과서적인 튼튼한 기초가 어려운 코스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
박현경의 드라이버 스윙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약하다 현재는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형민과 함께 분석했다. 20대 중반까지 필드하키와 스쿼시 선수로 활동하다 골프에 뒤늦게 입문한 김형민은 현재 경기 용인 태광골프연습장 소속 프로로 활동하면서 KPGA 장타자인 김봉섭 등의 코치를 맡고 있다.
▲어드레스=체구가 아주 크지 않지만 어드레스를 섰을 때 단단해 보인다. 스탠스 폭을 조금 넓게 서는 건 스윙의 토대를 탄탄히 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선수들마다 훅이나 위크 그립 등 나름의 특징이 보이는데 박현경은 오른손 검지와 엄지 사이의 홈이 어깨와 목 사이를 정확하게 가리키는 ‘정그립’을 잡으려 한다. 스윙 모델을 해도 될 정도다.
▲백스윙=테이크백 이후 클럽을 들어 올릴 때 코킹을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반 박자 정도 느리게 한다. 좀 더 올라가서 코킹을 하는 것인데 이는 스윙 아크를 키우는 효과가 있다. 좌우 움직임 없이 제자리에서만 회전을 하는 것도 돋보인다. 일관성의 비밀이 여기에 있다.
▲다운스윙=중심축을 확실하게 잡은 상태에서 스쾃을 하듯 살짝 앉았다 일어나며 임팩트를 가져간다. 여기서 회전 동작이 병행돼야 하는데 박현경은 지면을 강하게 딛으면서 하체를 원활하게 돌려준다. 리듬감이 뛰어난 덕분에 동작이 매끄럽고 효율적인 스윙을 하는 것이다. 릴리스를 늦추는 래깅 동작도 나무랄 데 없다.
▲폴로스루=중심이 잘 잡혀 있으면 큰 공간을 활용하면서 클럽을 쭉 뻗어줄 수 있다. 이에 비해 몸이 클럽을 쫓아가면 폴로스루가 짧아지게 된다. 박현경은 중심을 유지하면서 큰 아크를 계속 유지한다. 백스윙 때 코킹이 약간 늦었던 것처럼 폴로스루에서 피니시까지 갈 때도 스윙을 높고 길게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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