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24년 신년사를 통해 고객 불편과 조직 비효율을 덜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신 업무 분석과 성찰은 더 깊이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반의 위기 상황에서 경영 효율성을 끌어 올려야 수익성을 높이고 ‘1등 신세계’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는 일성이다.
신세계그룹은 28일 정 부회장의 신년사를 공개했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현재 시장 환경이 신세계에 우호적이지 않음을 먼저 강조했다. 그는 “지금 시장과 고객은 우리에게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는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2024년은 우리가 선두인지 아닌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그동안) 조직화, 시스템, 업무 방식까지 전부 바꾸라고 얘기해왔다”며 “기존의 시스템과 방식으로는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라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기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찾자면서 정 부회장은 ‘원 레스 클릭’(ONE LESS CLICK)이라는 키워드를 내놓았다. 정 부회장은 “쓱닷컴과 지마켓이 경쟁사보다 친절하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며 “상품을 고르고, 결제하고, 배송을 받을 때도 경쟁사보다 한 클릭 덜 하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매 전략 측면에서 고객의 소비 편리성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원 레스 클릭’은 조직 운용에도 적용되는 철학이다. 신세계 그룹 전체의 효율과 시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불필요한 인력 운용 절차를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원 레스 클릭은 업무 방식 전반에서도 최우선의 가치가 돼야 한다”며 “자사 이기주의, 보여주기식, 실적 쌓기, 불필요한 업무 중복 모두 원 레스 클릭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직원들에게 각자 업무에 더 깊이 있게 파고드는 ‘원 모어 스텝’(ONE MORE STEP)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업무를 실행하는 영역에서는 원 모어 스텝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남들이 보지 못한 것, 경쟁사는 생각해보지 않은 것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경영 의사 결정에도 원 모어 스텝은 필수라며 잠재적 리스크와 구조적 문제를 따져보는 치열함을 갖춰줄 것을 당부했다.
정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내놓은 경영 화두는 결국 수익성 확보로 귀결됐다. 그는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하다”며 “올해에는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도 “그룹 전체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며 위기 상황에서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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