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채용을 축소하면서도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야에서는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경영활동이 일상화하면서 관련 인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분석이다.
10일 인적자원 테크기업 원티드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규 채용 공고는 총 1만 2773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4.07% 줄었다. 원티드랩은 전체 채용 공고 중 정보기술(IT) 분야가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개발자 등 IT 직군에서 핵심 인력 연결 창구다. 금리가 급격하게 오른 지난해 하반기부터 IT 분야의 채용시장은 위축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IT 채용 불경기 속에서도 AI 인재를 찾으려는 수요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신규 채용 공고 중 AI 관련 직무의 비중은 42.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채용 공고 내용에 머신러닝(ML)과 딥러닝(DL)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을 추려낸 것으로, AI 분야 채용 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6.2%포인트 상승했다. AI 개발자 찾는 기업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채용 공고 중 ‘데이터’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경우를 추가도 확인해본 결과 역시 같은 기간 48.5%에서 52.4%로 3.9%포인트 상승했다. 통상 AI 서비스 도입에 나서는 업체들이 ‘데이터 분석가’를 채용하는 경우를 감안한 것이다.
채용 시장의 이런 변화는 AI의 확산 속도와 무관하지 않다. 2022년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전 산업 영역에서 AI 활용도를 높여가자 관련 인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 활황기 때 대규모로 뽑은 기존 인력 고정비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IT·스타트업들이 많다”면서도 “AI 적용이 필수라는 판단하고 관련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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