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프랜차이즈 업계가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멤버십 혜택을 줄이거나 다른 업체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가격을 인상하며 ‘눈치 게임’에 나섰다. 소비 침체 속에 가격을 올리자니 부담을 느낀 고객들의 발길이 끊길까 싶어 내놓은 궁여지책인 셈이다.
1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월드는 디저트 카페 브랜드 ‘노티드’와 손을 잡고 이달 1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매주 주말마다 이색 딸기 뷔페를 선보인다. 롯데호텔 월드는 딸기 뷔페를 지난해 6만50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51% 인상한 데 이어 노티드와 협업으로 10만8000원으로 한 차례 더 올렸다.
롯데호텔 월드를 찾은 고객 A씨는 “9만8000원도 비싸지만 자녀를 위해 찾았는데 가격이 더 올라 당황스러웠다”며 “노티드와 협업이라고 해도 ‘DIY도넛코너’와 쿠션, 인형이 전부였고, 팀당 노티드 파우치 1개가 제공됐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시티 딸기 뷔페는 작년 8만3000원이었던 가격이 9만8000원으로 18% 비싸졌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키티 등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해 ‘헬로키티 딸기 생크림 케이크’, ‘헬로키티 화이트 초코 케이크’ 등을 선보인다.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VVIP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을 축소했다. 아웃백은 방문횟수와 결제금액에 따라 웰컴, 실버, 골드, 플래티넘 회원으로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골드는 방문횟수 4회 이상, 결제금액 50만원 이상이며, 플래티넘은 방문횟수 6회, 연간 80만원 이상 결제한 경우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아웃백은 지난해까지 플래티넘 회원들을 대상으로 생일 축하 서비스, 10% 할인 또는 결제 금액의 3% 적립을 비롯해 딜리버리 오지 치즈 후라이즈와 골드 코스트 코코넛 슈림프 등 메뉴를 제공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 혜택들이 모두 제외됐고, 플래티넘 전용 문화 이벤트 응모 기회 등으로 대체했다.
호텔 멤버십 아코르플러스는 지난해 8월 가입비를 295달러(환율 1312원=약 39만원)로 인상했지만, 국내에서 제공되던 혜택을 축소했다. 당초 아코르 플러스는 가입 즉시 아시아, 태평양 지역 20개국의 1000여개 호텔, 1400여개 레스토랑에서 무료 숙박이나 식사 할인이 가능했다. 그러나 무료 숙박이 가능하던 호텔 목록에서 반얀트리 호텔을 제외했고, 페어몬트 호텔은 2박 숙박 이상 시 사용 가능하도록 조건을 걸었다. 식사 할인 역시 반얀트리, 페어몬트, 머큐어 앰베서더, 소피텔, 몬드리안 등 호텔에서 사용을 중단했고, 포인트 적립도 불가능해 졌다.
르메르디앙 명동 호텔은 어린이 라운지 요금을 인상했다. 이전에는 48개월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무료로 입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라운지 비용은 8만2500원으로 책정됐고, 해피아워 이용 요금은 3만3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비싸졌다.
기존의 회원들은 “차라리 이럴 바에는 회원 혜택을 유지하지 않겠다”며 “'눈 가리고 아웅'식의 혜택 축소”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호텔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전기 요금, 식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비용을 올리지 않으면 유지가 어렵다”면서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길까 두려워 우회적인 인상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텔업계는 겨울 딸기철을 맞아 한 차례 딸기 뷔페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라운지&딸기 뷔페는 11만5000원으로 전년(8만9000원) 대비 29% 올렸다. 지난 달에는 연말 스페셜 가격으로 1인당 13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반얀트리 클럽앤스파서울의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 딸기뷔페는 1인당 8만2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15.9% 가격이 비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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