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의 ‘MZ 공략 특명’에 SSG닷컴이 변신에 나섰다. 기존 신세계백화점 공급 상품 대비 저렴하고 새롭게 뜨는 의류 브랜드들을 특화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신규 론칭한 데 이어 그룹 내 다른 기업들로 젊은층 고객 사로잡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SSG닷컴에 따르면 SSG닷컴은 올해 초 ‘LOOK UP(룩업)’이라는 이름의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를 론칭했다. 홈페이지·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첫 페이지에 젊은 고객 선호 의류 브랜드를 노출시켜 MZ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패션 MD 경쟁력도 젊은층이 선호하는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MZ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젊은층에서 유명한 패딩 브랜드 ‘아모멘토’의 매출액은 1월 첫째주 LOOK UP에 노출되면서 전년 대비 무려 1200% 증가했다.
SSG닷컴의 이 같은 변신은 신세계백화점에 편중돼 있던 의류 물량을 줄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SSG닷컴은 최대 주주인 이마트가 45.58% 지분을 갖고 있지만 신세계 역시 24.42%를 갖고 있어 정유경 총괄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세계백화점에 대한 패션 의존도가 컸다. 이 때문에 젊은 고객들이 구입하기 쉽지 않은 중고가 브랜드들이 중심이었는데 이번에 룩업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변화의 물꼬를 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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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의 패션 사업 변화 방향에는 정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 15일 새해 첫 현장 경영으로 개장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을 찾아 “젊은 고객들이 힙한 매장에 와서 쇼핑과 운동까지 하는 것이 고객 삶에 스며든다는 의미”라며 “MZ에게 차별화된 경험과 서비스를 선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26일 오픈한 스타필드 수원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많은 고객들의 방문으로 유통가에서 화제가 된 만큼 정 부회장의 MZ 공략은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신세계 그룹사의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 중심으로 인구 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유통 강자인 신세계가 중장기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층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기성 세대와 소비패턴이 다르다”며 “이마트가 리뉴얼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강조하는 것도 MZ를 공략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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