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합병·회계 부정혐의 1심 선고와 관련해 “국제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나 삼성그룹의 위상에 비춰서 이번 절차가 소위 사법 리스크를 일단락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2024년 금감원 업무계획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 중 한 사람으로서 삼성그룹과 이재용 회장이 이걸 계기로, 경영혁신이나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에 족쇄가 있었다면 심기일전할 기회가 되면 좋지 않겠나 싶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이날 오후 2시 이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열었다. 검찰이 2020년 9월 1일 이 회장을 기소한 지 약 3년 5개월 만으로, 당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이던 이 원장이 이 회장 기소를 주도했다.
다만 이날 선고에 대해 이 원장은 “사법부에서 진행하는 재판이나 공소 유지 절차와 관련해서는 지난 2년간 제가 떠난 이후 재판 진행 상황에 대해 지위가 달라 직접 관여하거나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2012년부터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고, 이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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