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m 러시안 룰렛’으로 불리는 페널티킥. 넣어야 본전인 이 잔인한 상황에서 키커가 받는 심리적 부담은 어느 정도일까.
아디다스가 독일의 스포츠 신경과학 연구기업 뉴로11과 공동 연구해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페널티킥 키커가 국가대항전에서 느끼는 압박감 수치는 클럽팀에서 받는 압박감의 3배에 이른다.
아디다스는 한국 대표팀의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잉글랜드의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같은 세계적인 수준의 스포츠 선수들은 일반인과 동일한 수준의 심리적 압박감을 받더라도 이를 관리하는 능력은 일반인 대비 약 40% 이상 뛰어나다는 연구 내용도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프로 선수와 일반인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축구의 페널티킥, 농구의 자유투 등 극한의 압박감을 느끼는 특정 상황 속에 측정한 뇌신경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 속에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실용적인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축구 페널티킥 연구에 참여한 2022년 월드컵 골든 글러브 수상자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 골키퍼)는 뛰어난 압박감 해결 능력을 보였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소속인 그는 “페널티킥을 마주한 순간 최대한 몸을 움직이며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마인드셋을 장착한다”며 “내가 생각한대로 믿고 움직이면 대부분 골을 막아내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연구 내내 압박감 속에서도 뇌의 최적의 영역(Optimal Zone)에 빠르게 도달해 일반인 대비 압박감을 약 3배가량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농구 자유투 연구에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8년 연속 올스타로 선정된 은카니 오그미케(로스엔젤레스 스파크스)가 참여했다. 그는 “코트 위 자유투를 던져야 하는 순간 압박감을 가장 크게 느끼는데 1초라도 내 자신에 집중하고 중심을 잡는 나만의 루틴을 가지니 자유투의 퍼포먼스가 좋아지며 마인드가 달라졌다”고 답했다.
뉴로11의 니클라스 하우슬러 박사는 “압박감을 느끼는 정도는 각자 다르겠지만 최상의 퍼포먼스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영역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며 “일반인도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을 믿고 더욱 향상된 퍼포먼스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끔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지침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포츠 경기에서는 항상 압박과 중압감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그 상황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내적인 편안함을 주는 마인드 컨트롤과 함께 자신을 믿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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