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만 구할 수 있는 빵을 서울 강남에서 살 수 있다고 해서 왔어요. 한 시간 이상 기다렸지만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죠.”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 후 15일 처음 영업을 시작한 신세계(004170)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스위트 파크’. 오픈과 동시에 밀려든 인파 사이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알코올로 불을 붙여 향을 입힌 크레페, 소금빵 반죽으로 만든 붕어빵 등 백화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다양한 디저트가 눈길을 끌었다. 구매하려는 줄이 두 바퀴 이상 길게 늘어진 매장도 있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이날 2009년 이후 15년만에 대규모 리뉴얼을 거쳐 국내 최대 규모의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를 열었다. ‘식품 장르별 전문관’으로 조성해 영국 런던 해로즈의 ‘더 푸드 홀’이나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의 ‘르 고메’ 등에 비견되는 세계적인 백화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던 유명 디저트부터 전통 한과와 노포 빵집 등 ‘K디저트’까지 다양한 디저트를 한 자리에 모았다. 5300㎡(약 1600평) 공간을 디저트 브랜드 43개로만 꽉 채웠다.
이날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매장은 팝업 스토어 전용 존에 입점한 부산 대표 빵집 ‘초량온당’’이었다. 오픈과 동시에 고객 수십 명이 몰렸다. ‘오픈런’하는 맘모스빵 가게로 유명한 초량온당이 팝업스토어를 연 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팝업 스토어를 통해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디저트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스위트 파크에 국내외 유명 디저트 매장을 입점시키기 위해 평균 3년 이상 공을 들였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벨기에 명품 초콜릿 ‘피에르 마르콜리니’, 프랑스 파리의 줄 서는 빵집 ‘밀레앙’, 일본 파이 맛집 ‘가리게트’ 등을 유치했다.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 3호점과 미국 뉴욕 샌드위치 브랜드 ‘렌위치’도 들여왔다.
국내 최정상 파티셰인 강석기, 박효진, 조은정 셰프를 한 자리에 모은 ‘셰프 스테이지’도 눈에 띈다. 이곳에서는 마카롱, 마들렌, 아이스크림 등을 각각 판매하는 한편, 이들을 한 데 모아 만든 특별 메뉴도 판매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셰프 세 명이 모였을 때의 시너지와 백화점 입점 효과, 고객 만족도 등을 고려해 성사됐다”면서 “고객들이 파인 디저트와 대중 디저트 간 경계 없이 새로운 맛의 세계를 접하는 경험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명 빵집의 베스트 메뉴도 직접 찾아갈 필요 없이 스위트 파크에서 모두 맛볼 수 있게 됐다. 전국 ‘빵지순례’ 맛집 5곳을 모은 편집형 매장 ‘브레드 셀렉션’은 30여 년 전통 ‘쟝블랑제리’의 맘모스빵과 단팥빵,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태극당’의 모나카 등 노포 빵집을 비롯해 ‘보리수 빠리’의 바게트, ‘스코프’의 스콘, ‘르빵’의 식빵 등 각 베이커리의 인기 메뉴를 망라했다. 서울 성수동의 프레첼 맛집 ‘브라우터’와 압구정의 추로스 전문점 ‘미뉴트빠삐용’도 백화점 최초로 입점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도 만날 수 있다. 국내 최고 프랑스 디저트 전문점으로 꼽히는 ‘비스퀴테리 엠오’에서는 플람베(알코올로 불을 붙여 향을 입히는 조리법) 방식으로 크레페 디저트를 만드는 장면을 직관할 수 있고, ‘가리게트’에서는 유리창 너머로 파이를 만드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스위트 파크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 와인 전문관과 프리미엄 푸드 홀을 열고, 내년 상반기까지 슈퍼마켓과 델리 매장을 차례로 재단장해 1만 9834㎡(약 6000평) 규모로 새 식품관을 완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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