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대규모 파업 건수가 2000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고물가 속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잇따랐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노조원 1000명 이상이 참가한 대규모 파업은 33건으로 2000년(39건) 이후 가장 많았다. 총 건수는 전년(23건) 대비 43% 늘었고, 최근 20년 연평균 파업 건수(16.7건)의 두 배에 달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여름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할리우드 배우 조합-TV·라디오 예술가 연맹(SAG-AFTRA)이 쟁의를 벌였고, 같은 해 10월에는 비영리 대형 민간의료 서비스 제공업체 카이저퍼머넌트 노조가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에 나섰다. 대규모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는 46만 명으로 5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참가자의 90%에 해당하는 39만7700명이 서비스 종사자였다. 이 중 교육·의료 부문 인력이 18만89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정보 부문 17만1500명, 기타 3만7300명 순이었다.
지난해 파업이 많았던 이유로는 고물가가 꼽힌다. 2021~2023년에 걸쳐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제약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가계 부담을 호소하며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노동자가 많아진 것이다. 실제로 미국 코넬대 산업·노사관계학부(ILR)이 이달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발생한 파업 중 절반 이상이 임금 인상을 가장 중요한 요구로 꼽았다.
미국의 역대 파업 최다 건수를 기록한 해는 1952년(470건)이며 최저 기록은 2009년의 5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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