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진행된 연례 국정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구의 개입 가능성을 거론하며 ‘핵 위협’을 재차 꺼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과 관련해서는 러시아 서부에 배치된 군세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타스와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연방의회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서구의 우크라이나전 개입 가능성과 관련해 “전략적 핵전력이 준비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현재 주권과 안보를 위해 정의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누구도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정에 개입하는 이들의 결과는 과거보다 훨씬 비극적일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개입 시도는 핵무기 사용에 따른 대규모 갈등의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최근 유럽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서방 일각의 분석에 대해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다만 “러시아는 그들(서방)의 영토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며 위협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응해 러시아 서부에 배치된 군세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전장의) 모든 방향에서 (러시아) 군대는 자신있게 전진하고 영토를 해방시키고 있다”며 “러시아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나치즘을 근절하고 우리 국민의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가 여러가지 무기 시스템을 계속 연구하고 있으며, 곧 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르마트 미사일이 군에 전달됐으며 곧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지역에서 시연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사르마트 RS-28은 사거리가 1만8000㎞로, 북극과 남극까지 비행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밖에 자국이 개발한 핵추진 순항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니크’와 핵어뢰인 ‘포세이돈’ 시스템의 시험이 완료단계에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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