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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소비 증가…수출 살아나도 경기는 안갯속

◆1월 산업활동동향

소비 0.8%↑ 2개월째 늘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0.1% '게걸음'

설비 투자 전월보다 5.6% 감소

"내수회복, 일시적 요인 커" 판단

지난달 13일 오후 부산항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돼온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획재정부가 1월 전 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0.4% 증가한 것을 두고 4일 이같이 평가했다. 그러나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 당장 지난달 증가세를 견인한 건설투자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호조세를 보이던 반도체 생산도 3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 호조에도 내수 중심의 경기 불안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산업 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4% 늘어난 113.8을 기록했다. 이는 건설 업체의 국내 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이 12.4% 증가한 영향이 컸다. 2011년 12월(14.2%) 이후 12년 1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건축(12.3%), 토목(12.8%)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건설기성이 늘어난 것은 서울 개포동 재건축 단지의 마무리 공사와 울산·전남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사 등 일시적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건설 수주는 53.6% 줄어 2010년 10월(-58.9%)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보통 건설 수주는 1년~1년 6개월의 시차를 거쳐 건설 시공 실적에 영향을 준다.





광공업 생산은 1.3% 감소하며 2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8.6% 줄어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기재부는 “반도체 생산·출하가 분기 말에 집중돼 분기 초에는 감소하는 계절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생산이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만큼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자동차(-3.2%), 기계장비(-11.2%) 등도 생산이 감소하며 전체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4% 줄어들었다. 창고에 쌓인 제품이 얼마나 시장에 잘 팔리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재고율도 전월보다 6.5%포인트 상승한 110.8%로 집계됐다.

내수·투자도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소매 판매는 0.8% 증가하며 2개월 연속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화장품 같은 비내구재에서 2.3% 증가했다. 그러나 의복 등 준내구재(-1.4%)와 승용차를 포함한 내구재(-1.0%)는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내구재의 경우 통신기기가 크게 늘면서 전체적인 낙폭을 줄였는데 ‘갤럭시 S24’ 출시 덕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와 관련이 깊은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설비투자도 기계류(-3.4%)와 운송 장비(-12.4%)에서 크게 줄어 전월 대비 5.6%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수출은 좋지만 내수까지 고려한 경기 전반은 불안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4.8% 증가한 524억 달러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와 밀접한 서비스업 생산은 제자리걸음이고 건설 수주는 나쁘다”며 “수출은 좋은데 내수는 안 좋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전체적인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고 본다”며 “일시적 요인이 컸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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