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가 수련 기간에 충분한 실무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전공의 수련을 주로 담당하는 ‘교육전담전문의’ 제도를 도입해 선배 의사들이 전공의 교육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8일 서울 여의도 캔싱턴호텔에서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전문가들과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이선우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졸업후교육위원장 겸 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역량 중심의 교육을 통해 전공의들이 술기(임상역량)에 상당히 익숙해진 상태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수련받는 것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라며 “1~2차 병원을 연계한 지역별 공공기관 수련을 통해 전공의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진료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공의에게 밀착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전담전문의’ 제도 도입 주장도 나왔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대부분의 의학교육 선진국에서는 전공의 지도를 전담하는 전문의 비중이 높다”며 “미국과 캐나다의 지도 전문의는 전체 근무 시간의 40%를 전공의 수련 교육에 할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 국가에서 ‘지도 전문의’는 전공의와 교육적 라포(rapport·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를 형성해 함께 수련 목표를 설정한다. 전공의들을 직간접적으로 관찰하며 이들이 실무 수행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 교수는 “교육전담전문의는 전공의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곁에서 열정과 시간을 들여 가르치는 ‘퍼스널 트레이너’”라며 “역량 중심, 성과 바탕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전담전문의를 충분히 확보하고 이를 위해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또 의대 졸업생들이 진료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2년간의 수련 기간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현재 의대 졸업생은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바로 개원가에서 1차 진료를 할 수 있는데, 임상경험을 쌓기 위해 의대 졸업 후 일정 기간 수련 과정을 밟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모든 환자는 지역에 상관없이 비슷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1차 진료의 자격 획득과 원활한 진로 탐색을 위해 2년간의 수련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양승배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수석부원장은 “전공의 수련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고 제도 변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인 전공의들이 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재균 전남대 외과 교수는 “지역별 교육 훈련센터 건립 등 국가적 투자를 통해 전공의 과정 후에도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전공의들이 공통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수련병원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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