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집단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무더기 고발 가능성에 대비해 분산 수사 지침을 내리는 등 수사 채비에 나섰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7일 열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일반 전공의는 일선 경찰서에서, 주동자 및 범죄 혐의점이 중한 전공의 등은 각 시·도경찰청에서 각각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향후 보건복지부 등에서 고발장을 제출하면 경찰청이 전공의들의 소속 병원을 소재지별로 분류해 각 일선경찰서나 시·도경찰청별로 사건을 배당하기로 했다. 수사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효율적인 수사 방안을 마련하라는 윤 청장의 주문에 각 시·도경찰청은 전담팀을 만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경찰은 대형병원 의료공백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난달 신설된 형사기동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나 병원으로부터 고발장이 접수되면 일반적인 고발건보다 신속하게 소환조사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의협이 집단사직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실명을 공개한 이른바 ‘전공의 블랙리스트’를 쓰도록 지시했다는 온라인 게시글에 대해서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이 고소를 예고함에 따라 관련 수사도 대비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6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을, 지난 9일에는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각각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과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도 12일 소환조사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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