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만족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결혼과 출산 의향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기업의 ESG 경영에 인구 위기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1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인구위기 대응 K-ESG 왜 주목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2024 제1차 인구 2.1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표자인 임동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연구위원은 직장 만족도가 높으면 결혼·출산 의향이 최대 20%포인트까지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기업의 인구 위기 대응 참여를 강조했다.
연구원이 미혼 청년 671명을 대상으로 결혼 의향을 조사한 결과 직장에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68.4%가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직장에 '불만족'한다고 답한 경우에는 46.3%만이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에 만족하는 응답자 그룹과 비교해 결혼 의사가 있다는 응답률이 22.1%포인트나 낮았다.
출산에 대한 의향도 직장 만족도에 따라 10% 포인트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전체 응답자 924명 중 직장에 '만족'하는 그룹은 59.2%가 출산할 의향이 있었다. '불만족' 그룹은 47.1%만이 출산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임동근 연구위원은 "기업이 가족친화적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청년의 결혼과 출산 의향을 증가시키는 데 직·간접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정부의 저출생 대응은 기업과 가깝지 않았다"며 "지난해 저출산 대응 예산 중 주택 예산이 44.3%를 차지한 반면, 기업 관련 예산은 3.2%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출산과 양육 친화적 문화를 정착할 수 있도록 기업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기업 생존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인구 위기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ESG연구소가 '인구 위기 대응 ESG 우수 기업 평가모델' 구축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기업이 저출생 대응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평가 지표로는 출산 및 양육 단계 지원, 배우자 지원, 탄력적 근태 관리, 임직원 삶 지원, 출산·육아 중 고용 보장, 직장 내 차별 금지, 임직원 고충 해결, 지방소멸 대응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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