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경제 동향에 대해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 경기회복 흐름과 고용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민간소비 둔화·건설투자 부진 등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수출 중심으로 제조업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회복 흐름이 내수 영역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15일 ‘3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이같이 평가했다. 1월 경제동향에서 “민간소비 둔화와 건설투자 부진이 우려된다”고 처음 언급한 이후 3개월 연속 내수와 건설 분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기재부는 물가에 대해서도 “둔화 흐름이 다소 주춤하다”고 진단했다. 농축산물 및 유류 가격 상승으로 인해 2월 소비자물가가 3%대를 기록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1월 소매판매는 2023년 12월 대비 0.8% 증가했다. 내구재(-1.0%)와 준내구재(-1.4%) 모두 전월대비 판매액이 감소했으나 비재구재(2.3%) 소비가 증가하면서 전체 판매액이 소폭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소매 판매는 3.4% 감소했다. 기재부는 2월 백화점 카드승인액(6.6%) 및 할인점 매출(7.5%)이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내수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2월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15.2% 감소한 것은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1월 전(全)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광공업 분야에서 생산액이 1.3% 감소했으나 건설업(12.4%)과 서비스업(0.1%)이 늘어 전체 수치가 증가했다. 2023년 1월과 비교하면 제조업은 12.9%, 서비스업은 4.4% 늘어나며 전 산업생산 기준 7.3% 상승했다. 2월 수출은 524억 1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4.8% 개선됐다. 조업일수당 수출액은 25억 6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2.5% 상승했다.
1월 건설기성은 토목공사(12.8%)와 건축공사(12.3%) 모두 늘어 전월 대비 12.4% 상승했다. 전년동월과 비교해도 17.6% 증가했다. 다만 1월 잠정 건설 수주가 53.6% 급감한데다 건축허가면적도 15.3% 감소해 향후 건설경기 부진의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건설 수주는 4~6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건설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월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12.4%), 기계류(-3.4%) 등에서 감수하면서 전월대비 5.6% 줄어들었다. 기재부는 설비투자 조정압력(12.2%)이 상승하는 추세에 있어 앞으로 설비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제조업 생산 증가율에서 제조업 생산능력 증가율을 뺀 값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설비 투자를 늘릴 필요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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