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펌 최초로 '법인 접수사건 배당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수사대응그룹에 접수된 법인 접수사건 중에 수행 책임자가 지정되지 않은 경우 중요 사건은 별도로 구성된 배당위원회의 책임 하에 해당 사건 처리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선정합니다."
김우현(사법연수원 22기) 법무법인 대륙아주 수사대응그룹 팀장은 1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복잡해지고 세분화되는 형사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개별 변호사의 전문성을 고려한 사건 배당 제도를 만들고 수사대응조직도 최근 개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명실상부 대형 로펌이 된 대륙아주는 최근 두 개 팀으로 나눠진 수사대응 1·2팀을 지난달 하나로 통합해 수사대응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김 변호사는 "두 팀 형태로 수사대응 조직이 운영되면서 전문화가 부족했고 내부 협업에도 불편함이 있었다"며 “특히 법무법인 대륙과 아주의 합병 후 두 팀 간 문화가 다소 달랐는데 이번 수사대응그룹 확대 개편으로 완전한 통합을 이뤄내 업무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형사 사건이 복잡해지면서 조직도 세분화했다. 대륙아주는 수사대응그룹을 △기업·재산일반팀 △금융·부패사건팀 △조세·공정거래팀 △의약·식품·환경팀 △가상자산·신종사건팀 등 5개 팀으로 나눴다. 또 각 팀을 총괄하는 팀장을 별도로 배치했다. 각 팀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속 변호사를 배정하고 팀 간 원활한 협업을 위해 총괄팀장 자리도 만들었다.
대륙아주는 특히 4·10 총선 등 선거 사건이 급증할 것을 대비해 선거그룹에도 힘을 싣고 있다. 대표적 인물 가운데 한 명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과 대구지검 포항지청장을 역임한 김동주(26기)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당시 이른바 노사모의 '희망돼지 저금통'의 불법선거운동 혐의를 수사를 시작으로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선거법 위반 사건을 다수 수사한 경험이 많다. 총선뿐 아니라 농협 등 위탁선거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법률 수요에 대비한다. 선거그룹은 선거사건 처리 경험이 풍부한 검사 출신들로 구성돼 있고 중앙선관위와 농협중앙회 출신 등을 고문으로 영입해 전문 역량도 높였다.
이밖에 각 분야 전문 법조인을 대거 영입해 수사대응 전문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정유리 변호사(연수원 35기)는 서울북부지검(조세범죄중점검찰청)의 조세범죄조사부장을 역임하고 대륙아주에 합류한 조세분야 공인전문검사(대검 블루벨트)다. 현재도 조세학회 등 학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홍콩에서 열리는 국제조세협회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에서 조세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국제 동향에 대한 주제 발표도 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관련 사건도 늘어나면서 신설된 가상자산 신종사건팀장에도 신병재 변호사(연수원 34기)가 팀장을 맡았다. 신 변호사는 가상자산에 대한 '광풍'이 분 2017년 전후로 서울서부지검에서 검사로 근무하며 국내외가상 관련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등 신종사건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의약·식품·환경팀의 이동수 변호사(연수원 30기)는 식품의약범죄중점검찰청인 서울서부지검에서 식품의약조사부장을 역임한 식품의약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검찰 재직 당시 식품의약분야 특별사법경찰인 식품의약품 안전처의 위해사범중앙조사단과 여러 차례 협업을 진행하며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섯개 팀으로 나눴지만 의뢰가 들어오는 사건들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어 팀 간 협업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과거 두개 팀으로 운영되던 상황과 달리 전문팀 5개로 분화됨에 따라 팀간 의사소통이 중요해졌다"며 "사건이 접수되면 효율성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수행책임변호사와 수행변호사를 선장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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