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리딩방 운영자 A 씨는 최근 주식으로 큰 손실을 본 B 씨에게 “손실을 복구해주겠다”며 접근했다. B 씨를 텔레그램 리딩방에 초대한 후 “전용 거래 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며 가입시킨 뒤 돈을 보내게 했다. 해당 투자방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있었고 많은 수익을 얻었다며 사진 인증도 줄줄이 올라왔다. B씨 역시 A 씨의 말을 따라 투자하니 실제 수익도 발생했고 초기에는 수익금도 정상 인출됐다. 이후 A 씨가 더 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투자금을 높여야 한다고 하자 B씨는 수천만 원 단위로 투자금을 늘렸다. 또 다시 수익을 올려 인출하려 했더니 수수료와 세금 명목으로 수익금의 40%를 추가 입금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상함을 감지한 B 씨는 어떻게든 돈을 빼보려 했지만 돌아온 것은 ‘강제 퇴’장과 ‘연락 차단’이었다. 알고 보니 리딩방 투자자들은 모두 바람잡이였고 이용한 거래소도 가짜였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높아지자 B 씨의 사례처럼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투자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 경보를 내렸다.
금감원은 △리딩방 운영자가 외국인으로 위장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데이팅 앱을 통해 가짜 거래 사이트 가입을 권유하는 경우 △해외 유명 가상자산거래소를 사칭해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 등의 사기 사례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수익금 인출이 가능하도록 해 신뢰감을 쌓은 뒤 투자금을 늘리면 돌연 출금을 거절하는 식으로 자금을 편취하는 방식은 비슷했다.
금감원은 가상자산 투자에 앞서 가상자산거래소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국내법상 신고된 곳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고되지 않은 거래소는 불법 영업일 뿐 아니라 사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스캠 거래소일 확률도 높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거래소 목록은 FIU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으로만 알게된 친분 관계에서 고수익 투자 권유할 경우 사기일 확률이 크므로 일단 의심하고 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 투자방 가입과 SNS를 통한 투자 권유는 일단 의심하고 검증되지 않은 사설 거래소를 이용할 때는 고액 이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가짜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투자 사기가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검증되지 않은 사업체나 개인의 계좌로 고액을 이체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며 비대면 거래 상대방은 언제든지 반환을 거절하거나 연락이 두절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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