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목적으로 계양에 와서 아무 일도 하지 않은 후보와 계양의 발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해낼 수 있는 후보라는 근본적 차이가 있습니다.”
인천 계양구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원희룡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겸 인천 계양을 후보는 “매일 밤낮으로 계양 곳곳을 돌아다녀보니 민심이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며 “주민들이 계양 발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주시고 많이 응원하신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 말대로 ‘진보의 철옹성’으로 꼽히는 계양을에서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원 후보가 16년 만에 총선에서 출사표를 낸 계양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이자 직전 다섯 번의 총선에서 야당에 금배지를 안겨줘 ‘보수의 무덤’이라 불렸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될 정도로 무모했던 계양을 선거 판세는 최근 원 후보와 이 후보 간 백중세로 나타났다.
서울경제·한국갤럽의 여론조사(계양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 조사·19~20일)에 따르면 계양을에서 이 대표(46%)와 원 후보(40%) 간 지지율은 오차범위(±4.4%포인트)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까지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원 후보는 이에 대해 “민주당이 25년간 이곳에서 당 대표를 두 번이나 배출했음에도 지역 발전이 이뤄지지 않은 실망감에 ‘이제는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원 후보는 누구나 주저하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정치 정상화와 ‘방탄 국회’ 청산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170석을 가진 거대 야당이 민생은 외면한 채 당 대표의 범죄 혐의 방탄에만 몰두해 ‘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 사당’이 돼가고 있었다. 선거를 통해 이 대표를 퇴출시키는 것이 정치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에 대한 남다른 애착도 숨기지 않았다. 원 후보는 노동운동을 위해 약관(弱冠)에 인천 부평공단에 위치한 경동산업(현 키친아트)에 위장 취업해 지역 상황을 생생히 지켜봐왔다. 그러나 선거운동을 위해 구석구석 살펴본 계양은 과거에 묻혀 발전은커녕 쇠락해가는 모습이 역력했다.
원 후보는 “계양은 인천과 서울, 경기 북부와 남부의 중심지이지만 특정 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져 발전이 정체됐다”면서 “인천 계양이 서부권 발전의 핵심인 만큼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험을 살려 전력투구해 계양과 인천의 발전, 크게는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하철 2·9호선 연장을 비롯해 작전서운동에 GTX-D역 설치, 노후 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종 상향, 서운파크·서운문화체육센터 건립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원 후보는 “지하철의 경우 ‘신도시광역교통기금’을 통한 재원 방안을 확보해놓았고 작전서운동 GTX-D역 역시 임기 내 예비타당성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 후보는 계양에서 ‘미니 대선’을 치르면서도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지원하며 전국 선거운동 역시 챙기고 있다. 그는 “이번 총선은 범죄자를 위해 사실상의 1인 정당으로 타락한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면서 “국회와 민주당을 정상화시키고 정치를 정상화시켜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계양에서 한국 정치의 가장 큰 걸림돌을 치우고 인천의 승리, 대한민국의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돼 응답률은 12.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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