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선박이 항구 다리에 충돌해 다리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이날 새벽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싱가포르 국적의 선박 ‘달리(Dali)호’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길이 2.6㎞ 정도인 다리 일부가 붕괴했다. AP는 이날 오전 1시 27분께 대형 선박이 다리에 충돌해 불이 붙었다가 침몰했으며 다리 일부가 무너지면서 다리 위에 있던 차량 여러 대가 추락해 물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다리에는 교량 보수 공사 중이던 인부들도 있었다. 이 다리는 695번 고속도로의 일부다. 메릴랜드 주 교통 당국은 엑스(옛 트위터)에 “키 브리지 사고로 양방향 차선이 폐쇄됐고 차량이 우회 중”이라고 알렸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다리 붕괴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소방당국이 최대 20여 명이 물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가운데 현장에는 헬기와 소형 보트 등이 동원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두 사람이 구조됐고, 이 중 한 명은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이 끔찍한 사건으로 실종된 이들의 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지금까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사악한 의도의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며 테러와의 관련성에 선을 그었다.
이번 사고로 무너진 다리는 미국의 국가 ‘별이 빛나는 깃발(성조기)’의 가사를 쓴 작가 프랜시스 스콧 키의 이름을 따 1977년 개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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