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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내 게시판 고장난 줄"…서울버스 파업에 시민들 '출근대란'

오전 4시 파업에 버스 운행중단

출근길에 발묶인 시민들 '분통'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덕궁 인근 버스 정류장 운행 안내판에 차고지에 대기 중인 버스들이 표시돼있다. 이승령 기자




“헌재 앞 절에 갔다가 지금 마냥 기다리고만 있었네요. 의사들도 파업하는데 또 파업을 하고 그래”

서울 시내버스가 28일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하면서 출근길 서울시민의 발이 묶였다. 이날 오전 4시부터 시작된 파업 여파로 서울 주요 시내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 안내 전자게시판에는 ‘차고지’라는 안내문만이 표시 돼 출근길 시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2시 20분께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전체 서울 시내버스(7382대)의 97.6%에 해당하는 7210대의 운행이 중단됐다.

안국역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박순이(72)씨는 “아침에 파업 소식을 듣고 원래 나오는 시간보다 1시간은 일찍 나왔다”면서 “노인들은 핸드폰으로 찾아볼 줄도 잘 모르고 타던 버스 아니면 모르는데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너무 힘들게 왔다”고 토로했다.

이른 아침 퇴근길에 나선 윤 모(30)씨도 서울 서대문구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다 “파업하는 것은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오지 않을 줄은 모르고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이내 휴대전화를 꺼내 택시 호출을 시도했다.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종로 경복궁역에서 시민들이 종로구에서 긴급 투입한 셔틀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파업 소식을 전혀 접하지 못 한 시민들은 더욱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사당에서 양재로 출근하는 이 모(28)씨는 “시내버스 파업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정거장에 나온 뒤에야 버스가 없어진 것을 알고 봉변을 당했다”며 “회사에 ‘대지각’한 상황”이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주변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지하철 타야하나”, “마을버스는 하려나” 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편, 시민들의 이동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시는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1시간을 연장하고 심야 운행시간도 익일 2시까지 1시간 연장한다. 또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 총 480대를 투입하여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

지하철 혼잡시간은 오전 7시~10시, 오후 6시~9시로 조정돼 열차가 추가 투입되고, 막차시간은 종착역 기준 익일 2시까지 연장돼 총 202회 증회된다. 지하철 연계를 위한 무료 셔틀버스는 총 119개 노선, 480대가 투입돼 1일 총 4959회 운행된다.

다산콜재단, 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서울시 매체, 정류소의 버스정보안내단말기 등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원만한 노사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가용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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