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의 불편함을 가중시키는 모바일 결제가 알리페이(즈푸바오) 그룹의 해외 결제 시스템과의 협업 확대로 해소되고 있다. 알리페이가 협업한 한국의 카카오·네이버·토스페이를 이용해 중국에서 결제한 금액은 5개월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 산하의 핀테크 업체인 앤드그룹은 8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복합 쇼핑몰인 란써강완(Solana)에서 ‘외국인 소비 친화형 상권 건설 공동 출범식’을 개최했다. 알리페이는 외국인의 중국 내 결제 편의를 위해 해외 결제 수단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란써강완을 시범지역을 지정하고 새롭게 파키스탄의 모바일 결제 업체인 나야페이와의 협력을 체결했다.
상점, 식당, 카페, 영화관, 스포츠센터 등이 다양하게 입점한 이 곳에서 외국인들은 알리페이와 협력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서 자유롭게 결제가 가능하다. 한국의 카카오·네이버·토스페이를 비롯해 알리페이HK(홍콩), 창이페이(싱가포르), 하이페이(몽골), M페이(마카오), OCBC디지털(싱가포르), 터치앤고e월렛(말레이시아), 트루머니(태국), 나야페이(파키스탄) 등 11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리슈오 알리페이 크로스보더 총괄매니저는 “중국 내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상점은 8000만곳이 넘는데 이들 상점에서 11가지 결제 수단을 전부 사용할 수 있다”며 “외국인들의 중국 내 결제 편의를 위해 협력 대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앤트그룹은 란써강완 내에 있는 사용처에서 11개 외국 결제 수단의 사용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 안내를 홍보하고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외국인의 경우 중국 내 은행 계좌가 없으면 중국의 모바일 결제 수단을 쓰기 힘들었다. 알리페이의 경우 투어패스라는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신용카드로 금액을 충전해 쓰도록 했지만 수수료가 5%나 되고, 충전 금액에도 제한이 있어 불편함이 많았다.
앤트그룹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국의 모바일 결제 수단 운영사들과 협력 네트워크의 구축에 나섰다. 카카오페이 등 외국 결제수단을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알리페이 플러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앤트그룹 관계자는 “올해 3월 기준 알리페이 플러스를 통한 중국 내 카카오·네이버·토스페이 결제액이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2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결제액 추이나 향후 전망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자, 마스터카드, JCB, 다이너스 클럽 인터내셔널, 디스커버 등 5개 카드사와 카드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해당 국제 결제 카드를 알리페이에 연결해서 결제도 가능하다. 이 경우 중국 내에서 쇼핑, 식사, 호텔 등에 비치된 큐알코드를 스캔하거나 해당 매장에서 사용자의 알리페이 큐알코드를 인식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알리페이 앱 내의 미니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중국 현지 전화번호가 없어도 택시 호출 등의 서비스를 비롯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까지 이용할 수 있다. 앤트그룹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중국에 입국해서 페이 앱을 사용해 국제은행 카드를 연결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거의 200개 국가와 지역 출신으로 집계됐다.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국, 일본, 태국, 독일, 호주, 영국, 인도네시아가 주요 10개국으로 꼽힌다.
앤트그룹이 외국인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함을 해소해 여행 수요를 늘리고 자국 내 소비를 촉진하려는 정부 방침에 발맞추는 행보이기도 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해외 은행카드 수수료율과 관련해 결제청산협회(PCAC)를 통해 자율적인 조정이 이뤄지도록 권고했으며, 취급 가맹점을 확대하기 위해 주요 글로벌 카드사와 협의해 거래 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7일에는 중국 국무원이 ‘결제 서비스 최적화 및 편의성 제고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고 외국인의 중국 내 결제 편의성을 향상시키겠다고도 발표했다. 당국은 이와 관련 외국인의 결제 플랫폼·계좌 연결을 더욱 손쉽게 하고 현금 결제를 지원하라며 주요 관광지와 호텔, 식당 등에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잉 베이징시 지방금융관리국 부국장, 왕야 중국은행 베이징 지역 부총재 등이 참석해 외국 관광객 유치와 이들의 소비 확대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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