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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기술력으로 일본 AI칩 고객 확보”

도시바·소니 출신 '日 35년 반도체 匠人'

"삼성전자와 긴밀 협력으로 시너지 낼 것"

노구치 타츠오 고문이 3일 경기 성남시 세미파이브 본사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미파이브




“일본에 세미파이브 법인 설립을 주도하면서 삼성 파운드리와 한국의 인공지능(AI) 칩 디자인이 얼마나 선진적인지 소개할 예정입니다.”

3일 경기 성남시 세미파이브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노구치 타츠오 고문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노구치 고문은 1월 한국의 반도체 설계 솔루션 기업인 세미파이브에서 일을 시작했다. 지난 3개월간 한국과 일본을 분주하게 왕복하며 세미파이브와 삼성 파운드리의 우수성을 일본에 전파하는 데 힘을 쏟았다.

노구치 고문은 35년간 일본 반도체 외길을 걸어온 베테랑 엔지니어다.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쥐락펴락했던 도시바에서 시스템반도체 설계 사업을 총괄하는 시스템LSI사업부장을 지냈다.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소니에서는 차량용 이미지 센서 사업에 관여했다. 칩 제조 라인을 관리한 경험도 있다. 설계부터 웨이퍼 공정까지 반도체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전문가다.

그가 한국의 세미파이브를 행선지로 택한 것은 업계 특유의 에너지 때문이다. 35년 동안 한국 반도체 회사, 특히 삼성전자와 칩을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다수 맡았는데 그때마다 한국 반도체 업계에 대한 매력을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노구치 고문은 “한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술에 대한 관심과 훌륭한 실력을 보면서 꼭 같이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고 말했다.



노구치 타츠오 세미파이브 고문이 3일 경기 성남시 세미파이브 본사에서 회사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해령 기자


세미파이브는 ‘고객사의 아이디어를 다양한 칩으로 쉽게 만들어준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반도체 회사다. 고객사의 요구가 까다로워지고 난도도 높은 AI용 맞춤형 칩을 설계하는 것에 특화돼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세미파이브가 고객사의 칩 청사진을 그리면 삼성전자가 설계 도면을 바탕으로 칩 생산 라인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노구치 고문은 세미파이브의 일본 지사 설립에도 적극 관여할 계획이다. 그는 “일본에도 세미파이브와 같은 칩 설계 회사가 많지만 초대형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는 멈춰 있는 상황이고 경험도 부족하다”며 “일본 회사가 TSMC와 일하면서 힘들어 했던 점을 파악해 이들을 한국으로 모셔오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세미파이브는 현재 일본 내 5개 반도체 업체와 설계 수주를 위해 논의하고 있다. 주로 5㎚(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AI 반도체 회사들인데 연내 최소 한 군데 이상은 회사와 계약을 맺고 칩 디자인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노구치 고문은 “일본 반도체 시장은 반도체 공정은 약하지만 AI 연구와 설계 기술력은 건재하다”며 “세미파이브의 우수한 설계력과 삼성 파운드리의 장점을 열심히 알려서 양국 반도체가 시너지를 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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