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쇼핑몰 롯데몰이 ‘타임빌라스’로 명칭을 변경한다. 여기에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있는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유치해 복합쇼핑몰로 재탄생한다는 게 주요 계획이다. 이는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정준호 백화점 부문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면서 주문한 핵심 점포 중심의 리뉴얼 작업의 일환이다. 신세계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로 젊은 층 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백화점도 타임빌라스를 내세워 전면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30일 롯데몰 수원점을 ‘타임빌라스 수원점’으로 이름을 변경한다. 롯데몰 수원점은 지난 1월 말 오픈해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필드 수원과 직선으로 불과 2㎞ 떨어진 곳으로, 스타필드와의 경쟁을 위해 단계적으로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타임빌라스 수원점 2층에는 약 315평 규모의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이 들어섰고 스포츠, 골프, 키즈 상품군을 강화해 최대 규모의 상품군을 마련했다. 또 3층 식음료(F&B) 사업장도 테넌트 시설에서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점포 위주의 푸드코트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곳을 기존 백화점 프리미엄 이미지에 다양한 콘텐츠가 결합된 복합쇼핑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로 타임빌라스로 리브랜딩을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당초 타임빌라스라는 브랜드는 2021년 9월 경기 의왕시에 오픈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타임빌라스’에 처음 붙여졌지만,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복합쇼핑몰에 해당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달 초 의왕 아울렛의 명칭에서 타임빌라스를 빼고 의왕점으로 대체했다. 롯데백화점은 수원점에 이어 롯데몰의 주요 거점 점포를 순차적으로 타임빌라스로 바꿀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이 롯데몰 전면 리뉴얼에 나선 것은 경쟁력 강화를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롯데쇼핑(023530)과 신세계는 국내 유통업계 양대 산맥으로 어깨를 나란히 해왔다. 하지만 신세계 강남점이 단일 점포 사상 첫 연간 매출 3조원을 달성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동안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등 일부 대형 점포만 매출이 증가했을 뿐 나머지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점포 당 매출도 신세계백화점은 2000억 원, 현대백화점은 1000억 원을 달성했지만, 롯데백화점은 537억 원에 불과했다. 쇼핑몰 사업에서도 신세계는 스타필드로 젊은 층 수요 흡수에 주력하고 있지만 롯데몰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신동빈 회장은 점포 경쟁력 강화를 직접 지시했고, 김 부회장도 지난 달 주주총회에서 핵심 점포 중심의 리뉴얼 착수 및 복합쇼핑몰 개발 방침을 밝혔다. 그는 백화점 사업부와 관련해 “국내 마켓 리더십 재구축을 위한 핵심 점포 중심의 리뉴얼을 본격 착수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각 지역별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복합쇼핑몰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올해 초 쇼핑몰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롯데몰 리뉴얼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롯데백화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세계 스타필드에 대항할 수 있는 점포를 키우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타임빌라스 브랜드가 아울렛 의왕점을 시작으로 입소문을 탄 만큼 스타필드처럼 젊은 세대를 공략할 수 있도록 브랜딩화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 대표의 임기가 2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백화점 리뉴얼이 지연되는 터라 복합쇼핑몰로 가시화된 성과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연초 쇼핑몰 사업본부 조직을 꾸리며 쇼핑몰 리뉴얼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브랜딩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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