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 산업이 그랬듯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기술·영업 비밀 유출 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 우주항공 시장에서 기술 ‘도입자’이자 ‘제공자’로서 발돋움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법률 리스크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김혁중(군법무관 9기) 법무법인 광장 우주항공산업팀 공동팀장은 지난 12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향후 국내 우주항공 분야의 화두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법률 리스크 증가를 꼽았다. 국내 우주항공 분야 기술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각종 분쟁도 끊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변호사는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K-방산의 경우에도 원천 기술을 미국, 러시아 등 선진국에서 도입했던 만큼 지금까지 각종 분쟁이 발생했다”며 “후발 주자로 합류한 우주항공 부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방위 산업과 마찬가지로 우주항공 부분도 보조금을 기반으로한 국책 사업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지체상금, 계약 이행 보증금 등 여러가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술·영업 비밀 유출은 물론 정부·민간 업계 사이 분쟁 등 각종 법률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는 광장이 한국판 항공우주국(NASA)이라 불리는 우주항공청의 내달 개청을 앞두고 우주항공산업팀을 신설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우주항공 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단행해 세계 시장의 약 1% 수준인 10조 원 규모의 국내 우주항공 산업을 2045년 약 10% 수준인 420조 원 규모로 늘리고, 현재 700개 수준의 우주항공 기업 규모를 2000개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장이 지난달 18일 우주항공산업팀 문을 열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전문성이다. 방위사업청 법무담당관으로 활동해 방위사업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김 변호사와 더불어 지적재산권(IP) 전문가인 류현길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를 선봉장인 공동 팀장으로 내세웠다. 특히 방위산업, 지식재산권, 기술규제, 국제통상, 금융 등 각 부문 전문가 13명도 포함시켰다. 향후 국내 우주항공 업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 리스크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이른바 ‘어벤져스’급 인력 구성했다. 방위 산업과 관련한 기술 유출·영업 비밀 유출 사건에 대한 노하우를 우주항공 분야 내 법률 분쟁에 있어서도 적극 활용해 관련 기업들의 든든한 ‘방패’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문성 향상을 꾸준히 꾀하고자 앞으로 인력 규모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류 변호사는 “방위산업과 우주항공 산업은 기본적으로 유사한 업종”이라며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수정 변호사(44기)는 “우주항공 분야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부품이나 소재를 만들어서 해외에 수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 정부 기관이 요구하는 조건을 기업들이 알지 못해 개발 후에도 수출을 못하거나 거래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법적 분쟁 발생 이전 단계에서 보안 조치에도 힘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장 우주항공산업팀은 이 밖에도 관련 법률에 대해서도 자문할 예정이다. 강이강 변호사(변호사 시험 3회)는 “일본의 경우에는 인공위성 발사 관리에 관한 법률이 있는데 한국에는 아직 없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제정되는 관련 법률에 있어 자문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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