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교제를 통해 받은 돈을 호스트에 다 갇다바치는 일명 ‘받는 여자’가 일본의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일본 도쿄 유흥가의 중심지인 가부키쵸 인근 캡슐 호텔에서 살면서 성매매를 통해 번 돈을 호스트에게 다 쓰며 빚까지 지는 생활을 한다.
20일 CBC 테레비는 SNS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집안이 어렵다’며 14억 원(약 1억 5500만 엔) 상당의 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와타나베 마이에 대한 판결이 선고된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서 ‘리리짱’이라고 불리는 와타나베는 1998년생으로 19살 때부터 요코하마 인근에서 혼자 살다가 20살에 호스트바에 다니기 시작했다. 호스트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살고 있던 방을 빼고 호스트바가 모여있는 가부키쵸 인근 캡슐 호텔에 살며 본인이 후원하던 호스트에게 보증금과 번 돈을 다 쏟아부었다. 호스트의 매출을 올려주기 위해 큰 빚까지 떠안은 그는 유흥업소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손님에게 돈을 빌리는 일명 ‘받는 여자’의 삶을 시작했다.
와타나베가 남성들에게 받은 돈의 내역을 올리며 ‘잘 먹겠습니다’라고 덧붙인 멘트가 SNS에서 화제가 됐고 ‘받는 여자’라는 용어가 2023년 일본 유행어 1위에 선정됐다.
남성들에게 돈도 받고 유흥업소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정작 와타나베 본인은 궁핍한 삶을 이어왔다. 번 돈을 고스란히 호스트에게 가져다 준 그는 캡슐 호텔에 살며 고등어 통조림을 먹는 쪼들린 생활을 했다.
와타나베는 “호스트에게 더 많은 돈을 바치기 위해 생활비를 줄였다”며 “옷을 살 때도 호스트에게 ‘옷 한 벌만 사도 되냐’고 허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와타나베 측 담당 변호인은 “(와타나베 역시)본인 유흥을 위해서 범죄를 저지른게 아니라 호스트에게 이용된 피해자적인 측면도 있다”면서 “전국에 얼굴이 알려지는 등 사회적 비난도 받은만큼 선처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와타나베의 ‘받는 여자’ 매뉴얼은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다. SNS 상에서 ‘리리짱 팬클럽’이 생겼고 그 중 일부 여대생들은 매칭 앱을 통해 만난 남성들에게 돈을 뜯어내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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