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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보다 리스크 큰 현실 드러났다…올해만 '1조 발행' 종목형 ELS 주의보

■종목형 ELS '250억 증발'

홍콩ELS 사태 여파 지수형 줄었지만

종목형 전년比 50%↑…年 3조 전망

고점 논란 기업들 담은 상품 많아

전문가 "업황 등 따라 손실빈도 높아

주가 전망 면밀하게 살펴 투자해야"





지수가 아니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무더기 손실이 발생한 것은 그만큼 종목형 ELS의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 기반 ELS에서 수조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수형 ELS의 위험성이 도마 위에 올랐으나 지수보다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실제 손실이 확정된 ELS들의 공통점은 2021년을 고점으로 주가가 수직으로 추락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네이버와 엔씨소프트·테슬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종목들은 저금리 국면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미국의 긴축이 시작된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주가가 반토막 이상으로 추락하다시피 했다. 국내외 증시가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종목들은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LS는 종목형이나 지수형이나 통상 3년 만기로 발행된다. 최초 발행 시점으로부터 6개월이 지날 때마다 조기 상환 평가를 진행한다. 만약 기초자산 중 어느 하나라도 설정된 기준점을 하회한다면 조기 상환은 이뤄지지 않고 6개월 뒤 다시 상환 여부를 따진다. 가령 네이버와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상품이 있다고 치자. 가입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네이버 주가는 설정된 기준을 충족해도 삼성전자가 이에 못 미치면 상환이 불가능하다. 이 경우 또 6개월 뒤 조건을 다시 따져 상환 여부를 살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만기까지 상품이 상환되지 않고 최종 평가 시점의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을 밑돌면 자산의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이마트·아모레퍼시픽·롯데케미칼은 소비 부진, 경기 침체의 여파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ELS의 손실로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주가가 30만 원에 근접했으나 2022년 말에는 10만 원 밑으로 떨어졌고 올해도 15만 원을 밑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30만 원을 넘었던 주가가 이달 19일 10년 내 최저 수준인 9만 6100원까지 추락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변동성이 기업과 업종의 업황, 주식시장 여건 등에 민감하게 반응해 손실 빈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며 “개별 지수형 ELS가 위험에 놓이는 경우는 10년에 1번 꼴이지만 개별 종목의 손실은 꾸준히 발생해왔다”고 설명했다.

추후 개별 종목 기반 ELS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1년 발행된 종목형 ELS는 총 3조 4432억 원 규모다. 국내 주식형은 2960억 원, 해외 주식형은 9968억 원, 종목과 지수를 섞은 혼합형은 2조 1504억 원어치가 발행됐다. 주당 130달러까지 추락했다가 190달러로 반등한 테슬라처럼 주가 상승의 여지가 있는 종목을 담은 경우에는 추후 손실이 줄어들거나 만기 전까지 ELS별로 정해둔 손실 하한선을 넘으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마트·롯데케미칼 등 좀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종목을 담았다면 손실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홍콩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지수형 ELS의 발행은 위축된 반면 개별 종목형 ELS의 발행이 급증한 점을 우려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9일까지 총 1조 64억 원의 종목형 ELS가 발행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708억 원 대비 5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지수형 ELS의 발행액이 9조 7540억 원에서 3조 8203억 원으로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종목형 ELS의 발행이 현 추세대로 이어질 경우 연간 3조 원 넘는 ELS가 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ELS 발행이 가장 활발했던 2021년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아울러 기초자산으로 삼은 종목 역시 3년 뒤 주가 향방을 쉽게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최근 주가가 고공 행진 중인 엔비디아·SK하이닉스 등이 다수라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올해 발행된 758개의 종목형 ELS 중 엔비디아를 담은 상품은 100개,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50개다. 한 증권 업계의 관계자는 “ELS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수형 ELS 발행 부담이 커지며 트렌드가 종목형으로 옮겨오고 있다”면서도 “개별 종목형의 손실 위험이 더욱 큰 만큼 기초자산으로 삼은 종목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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