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사법의 정치화가 끊임없이 계속돼 법치주의가 위기에 놓이는 지경”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검찰청내 ‘술판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상황을 비판하는 뜻으로 읽힌다.
이 총장은 2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5월 월례회의에서 “사법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를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시켜 정쟁화해 사법시스템을 흔드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재판받는 피고인이 법정 밖에서 검찰을 향해 터무니 없는 거짓을 늘어 놓고 ‘없는 사실을 입증하라’며 사법시스템을 뒤흔들어 법망을 찢고 빠져나가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 전 부지사 측은 ‘술판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해당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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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은 “소방서가 허위신고로 혼란에 빠지면 위급상황 대응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처럼 허위·조작과 기만으로 사법시스템이 흔들리면 법치가 무너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최근 사회·정치·과학 분야 할 것 없이 모든 이슈가 사법 영역으로 빨려 들어가는 현상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 총장은 “우리 사회는 음악의 표절도, 과학연구의 진실성도, 미술작품의 위작도, 정쟁도 고유영역에서 해결되지 않고 형사사법에 해결을 미루는 ‘모든 문제의 사법화’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사법에서 다뤄야 하는 문제를 정쟁화 해 법치주의가 ‘이중위기’에 처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 총장은 “대형 부패 범죄 대응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검찰 역량 대부분은 민생범죄에 쏟고 있다”며 “국민만 바라보며 태산처럼 무겁고 담담하게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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