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의 4배인 100%로 높이고 일부 반도체에 대해서도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중(對中) 무역 장벽을 크게 높인다. 글로벌 시장에 불어닥친 중국산 저가 수출의 미국 시장 진입을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올해 대선을 앞두고 중국 견제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본지 5월 10일자 1·8면 참조
1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 조치를 이르면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대중 고율 관세 효과를 장기간 검토해왔는데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청정에너지와 반도체 분야 등에서 관세를 추가로 인상하는 것이다. NYT는 “트럼프의 관세도 대부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바이든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보조금을 쏟아붓는 분야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해 (트럼프 관세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WSJ는 바이든 행정부가 특히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조치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25%에서 100%로 확대돼 미국 시장 진입이 사실상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데이터 유출 우려가 있다며 안보 위협 평가를 지시했고 미 상무부는 ‘전면 수입금지’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 밖에 배터리와 태양광 제품을 비롯해 일부 반도체 품목에도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자동차·항공우주·방산 등 주요 산업 분야의 미국 내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산 레거시(범용) 반도체 사용 현황 등을 조사해왔는데 이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지도 주목된다. 레거시 반도체는 전기차·태양광 등과 함께 중국이 과잉생산하는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미국의 새로운 관세 부과 가능성에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트럼프의 잘못된 관행을 끝내는 대신 무역 문제를 계속 정치화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자국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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