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재수사 끝에 서울대 출신들이 주축이 돼 대학 동문 등을 상대로 벌인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핵심 피의자 5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과거 이들의 범죄를 네 차례에 걸쳐 수사했으나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했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1일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 혐의로 서울대 출신 30대 남성 박 모 씨와 강 모 씨를 각각 지난달 11일과 이달 16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박 씨 등이 만든 음란물을 텔레그램에서 공유받아 재유포하고 지인들을 상대로 허위 영상물 등을 제작·유포한 남성 3명도 검찰에 넘겼다. 이 중 최소 17명의 지인 여성을 상대로 2000건이 넘는 허위영상물을 제작·유포한 20대 남성 A 씨는 구속됐다.
박 씨와 강 씨는 202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채널과 대화방을 통해 서울대 동문 12명을 비롯해 피해자 최소 76명을 대상으로 불법 합성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강 씨가 대학 동문 등을 상대로 불법 합성물을 제작해 신상 정보와 함께 박 씨에게 전달하면 박 씨는 이를 유포하고 피해자에게 전화로 접근하는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서울대 동문 사이지만 텔레그램에서 모든 대화를 익명으로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로 일면식도 없으나 범행 과정에서 서로를 “한 몸”이라고 지칭하고 “합성 전문가”라고 치켜세우는 등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서울대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부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예방 교육 강화 및 피해자 보호 등 관련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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