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가수 김호중이 사고 당시 유흥주점에서 혼자서만 소주 3~4병을 마셨다는 종업원의 진술이 나왔다. 그러나 김씨는 경찰에 사고 직전 술을 10잔 이내로 마셨다고 진술해 진실이 가려지게 될 지 주목된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씨가 지난 9일 귀가 전 방문한 유흥주점의 종업원들과 술자리 동석자들로부터 소주를 여러 병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참고인 조사에서 술자리에 동석한 한 종업원은 "유일하게 김씨만 소주를 마셨고, 양은 3~4병 정도 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로 조사 받은 다른 종업원들의 진술도 이와 유사했다고 한다. 경찰은 유흥업소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폐쇄회로(CC)TV 영상과 매출 내역 등도 확보했다.
경찰은 김씨가 사고 당시 만취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CCTV 영상도 확보했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나와 비틀대며 걸어가서는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올라타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1일 경찰 조사에서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식당과 유흥주점 두 곳에서 술을 마셨다"며 "식당에서는 '소폭(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1~2잔, 유흥주점에서는 양주는 마시지 않았고 소주만 3~4잔 등 총 10잔 이내의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휴대전화와 블루투스 페어링(연결) 조작을 하다 순간 실수로 사고를 냈다”며 음주가 원인임을 부인했다.
김씨는 9일 오후 11시 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사고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음주 상태로 운전하고 소속사와 조직적 사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키웠다. 경찰의 요청에 따라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위반, 범인도피방조 등 혐의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씨의 소속사 대표 이광득씨와 본부장 전모씨에 대해서도 각각 범인도피교사 혐의와 범인도피교사,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김씨와 소속사 대표 이씨, 소속사 본부장 전씨 등 3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심사 결과에 따라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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