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위기가 장기화되고 중국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주요 항구의 혼잡도가 증가함에 따라 정시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비해 수출에 속도를 내면서 당분간 운송 지연은 이어질 전망이다.
7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전날 발표된 상하이해운거래소의 정시성 보고서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6월 2일까지 세계 주요 항구의 정시성 비율은 전주보다 4% 하락한 44.47%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컨테이너선의 정시 입출항을 나타내는 정시율은 2023년 5월 전 세계 주요 항구에서 60%가 넘었으나 최근 크게 하락한 상태다.
컨테이너 시장정보업체인 라이너리티카에 따르면 중국과 동남아시아 허브에서 정박 지연이 증가하며 아시아 항구의 컨테이너 혼잡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라이너리티카는 싱가포르 항구의 컨테이너 대기 물량은 최근 일주일 45만TEU에서 38만TEU로 다소 완화됐지만 그 부담은 말레이시아의 포트클랑과 탄중 펠레파스로 옮겨갔다고 전했다. 중국의 모든 주요 항구에서도 대기 시간이 늘어났다.
상하이해운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6월 2일까지 선박은 싱가포르에서 평균 1.82일, 탄중 펠레파스에서 1.78일, 포트클랑에서 2.25일, 상하이에서 2.35일, 칭다오에서 2.53일을 대기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 일대에서 상선과 군용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가하며 홍해에서의 불안감은 커졌고 최근 들어서는 무장 세력의 공격 범위가 지중해, 아덴만, 인도양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홍해 위기로 우회로를 이용하는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운송 일정은 더욱 지연되고, 이에 따라 주요 허브 항구에 혼잡도가 집중되는 추세다.
싱가포르 항만청은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버려진 케펠 터미널의 항구를 다시 열고 인력을 모집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운용 회사인 덴마크의 A.P.몰러-머스크 그룹은 6일 “이른 시일 내에 희망봉 주변으로 항로를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2분기에 아시아~유럽 노선의 생산 능력이 15~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운송 피크 시즌은 6월부터 8월까지지만 올해는 미중 갈등에 따른 미국의 관세 인상 방침에 따라 시기가 앞당겨졌다. 중국 수출업체들은 8월부터 미국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기타 잠재적인 무역 제한을 부과할 것을 대비해 상품 선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로 인한 중국의 수출 증가로 주요 항구의 혼잡도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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