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NSDS)’ 개발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내년 1분기 중 구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당국이 지난해 예고했던 공매도 전면 금지 기간이 이달 말 종료되는 가운데 제도 개선 최종안을 조만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공매도 재개 여부나 시기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10일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개최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3차 토론회’에서 공매도 전산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서재완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새로운 시스템과 불법 공매도 적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다수의 기관투자가 시스템과 연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개발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2025년 3월까지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올 4월 기관투자가들의 자체 전산을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한 후 거래소에 구축한 공매도 중앙 점검 시스템을 통해 서로 검증하는 환류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자체 잔액 관리 시스템에서 내부통제를 할 수 있도록 이달 가이드라인도 배포하기로 했다. 주문 기록을 5년 동안 보관하고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임직원 제재 등 내부통제 기준을 제시해 증권사들이 관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완벽한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만큼 일부 종목에 대한 공매도 거래를 허용하는 베타 기간을 두자는 제안이 나왔다. 김동은 한국투자증권 홀세일본부장은 “생각하지 못했던 해킹 등 문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유연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일정 기간 베타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5~10개 종목에서 공매도를 허용하면서 흐름을 파악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 측은 기관 자체 잔액 관리 시스템이나 NSDS를 가동하기 전에 거래소와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개인·기관·외국인 투자가가 모두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마련한 제도 개선 최종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감원은 1차 토론회에서 의혹이 제기된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의 불법 공매도와 초단타 매매 관련 증권사 직접전용주문(DMA)을 통한 시세조종 가능성 등에 대한 점검 결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LP 점검 결과 목적을 벗어난 공매도가 없었고 DMA도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